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 16.1조

전년 대비 4.4조↑···수입 오름폭 견인

금리인하 전 ‘막차 수요’로 일시납 집중

‘25% 룰’ 완화로 방카 채널 변화 예고

지난해 생보업계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16조1165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의 69.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금리인하가 본격화하기 전으로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 특히 일시납 계약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연합]
지난해 생보업계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16조1165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의 69.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금리인하가 본격화하기 전으로 고금리 저축성 보험 상품, 특히 일시납 계약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 중 약 70%가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 판매) 채널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방카슈랑스 채널에 대한 의존도는 약 8%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금리 인하 흐름이 본격화하기 전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한 저축성 일시납 보험 판매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업계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16조1165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23조1845억원)의 69.5%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는 보험사가 은행과 제휴해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이다.

전년 대비 생보업계의 초회보험료 수입은 1년 새 4조2150억원 증가했는데, 방카슈랑스 채널은 같은 기간 4조4150억원 늘었다. 보험사 임직원, 사이버마케팅(CM) 채널 등에서 내림세를 보였지만 방카슈랑스가 더욱 많이 늘어나면서 보험료 수입의 오름세를 견인했다. 방카슈랑스 채널의 의존도 역시 1년 전(61.7%)보다 더욱 올라갔다.

2023~2024년 생명보험회사 초회보험료 추이.
2023~2024년 생명보험회사 초회보험료 추이.

방카슈랑스 채널은 생보사 전체 22곳 중 90%가 넘는 20곳이 참여하는 핵심 유통망이다. 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설계사 등 다른 채널보다 높아 수익성 면에서는 불리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종신보험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서 저축성 보험 중심의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중요 창구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의 초회보험료 수입은 생보사 전체 보험료(113조4400억원)의 14%에 달했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의 판매 비중이 커진 데에는 일시납 저축성 보험 상품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방카슈랑스 채널은 대개 연금 등 저축성 보험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은행 채널이 예적금 만기 고객이나 퇴직자 등 자금 운용 수요가 큰 고객들 다수 보유한 경향 때문이다. 이때 일시납 계약은 매월 보험료를 내는 월납과 달리 납부 기간에 내야 할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것을 말한다. 안정적으로 목돈을 운용하려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지난해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전 고금리의 저축성보험 적용이 가능한 시점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연초부터 일시납 중심의 저축성 보험을 대거 밀어냈다. 실제로 지난해 생보업계가 벌어들인 일시납 보험료 수입은 18조4284억원으로, 1년 전(13조5273억원)보다 36.2% 증가했다. 특히 한화생명(4조1710억원)과 KB라이프생명(1조309억원)의 경우 전년 대비 각각 16배, 9배 이상 많은 일시납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올해부터 하나의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전체 판매량의 25% 이상 팔 수 없도록 제한했던 ‘25% 룰’이 완화될 예정인 만큼,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규제 때문에 고객이 원해도 상품을 팔 수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은행별 판매 한도가 넓어지면서 시장 내 경쟁에도 불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p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