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부문, AI 전문가 등 경력직 채용 진행

로보틱스 ‘AI&SW·휴머노이드 R&D’ 조직

그룹 차원 기술 내재화, 계열사 수요 대응

두산그룹이 인공지능(AI)을 미래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그룹 차원의 인력 확충과 조직 재편 등으로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 지주부문은 15일까지 AI 관련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 지원을 접수 받는다. 사진은 두산그룹 사옥  [두산 제공]
두산그룹이 인공지능(AI)을 미래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그룹 차원의 인력 확충과 조직 재편 등으로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 지주부문은 15일까지 AI 관련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 지원을 접수 받는다. 사진은 두산그룹 사옥 [두산 제공]

두산그룹이 인공지능(AI)을 미래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그룹 차원의 인력 확충과 조직 재편 등으로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부문은 물론 주요 계열사에서 AI 전문 인력 채용과 조직 재편, 그리고 전략적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타진하며,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에 AI 역량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략수립부터 기술 개발·적용까지 전문가 모시기=1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 지주부문은 이날까지 AI 관련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 지원을 접수 받는다.

이번 채용은 AI 전략 수립과 실행을 맡을 전략 직무와, AI CoE(Center of Excellence, 전문센터)팀 소속 기술 전문가로 나뉜다. AI 전략 직무는 제조 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을 이해하고, 그룹 차원의 AI 전략 수립과 계열사 전략 검토, 실행 과제 관리를 주된 역할로 삼는다. 여기에는 국내외 최신 AI 기술 트렌드 분석, 산학·스타트업 파트너 발굴 및 협업 등도 포함된다.

AI CoE팀은 실제 기술 개발과 적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LLM(초거대 언어모델) 및 에이전틱 AI 관련 연구와 PoC(Proof of Concept, 기술 검증), 성능 개선을 위한 데이터 튜닝, 시스템 설계 및 구현까지 담당하며, 실제 계열사 적용과 협업까지 아우른다. 이번 채용 인력은 두산이 지난해 말 그룹 차원에서 주요 사업에 AI를 접목하기 위해 구성한 AI 태스크포스(TF)에 속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 부문 내에 AI 조직을 만들어 나가는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지주 차원의 AI 전략 확보 움직임과 함께, 각 계열사도 AI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특히 그룹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는 AI 중심의 로봇 기술 고도화에 나서, 올 하반기 AI&소프트웨어(SW)·휴머노이드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최적의 로봇 연구개발 환경을 보유한 통합 R&D 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기존의 협동로봇 등 하드웨어 중심에 머물던 사업 구조를 ‘지능형 로봇 솔루션’ 중심으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위해 이달 21일부터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로봇 R&D,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AI, 소프트웨어, 사용자경험(UX), 품질, 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으로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두산로보틱스는 M&A 기회도 검토한단 방침인데, 기술 혁신에 방점을 찍은 만큼 AI 및 SW 분야 업체 합병을 통한 기술력 흡수와 인재 전력 보강 가능성이 예상된다.

▶“두산 고유 AI 생태계 구축해야”…수요 대응·기술 확보 속도=이런 AI 중심 전략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AI에 대한 중요성을 지속 강조해온 박정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선 “AI로 세계 전력 시장이 확대 기회를 맞고 있는 이 때,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연료전지 ▷전자소재 사업에서 더욱 속도를 높이자고 독려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 수준을 넘어, 전사적 기술 체계로 끌어올리자는 의중이다.

관련 계열사는 AI 시장 개화에 따라 수요 대응에 속도를 내왔다. 우선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자BG(비즈니스그룹)에서 생산하는 AI향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전자BG 부문은 AI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만든다. 이는 구리를 얇게 편 동박을 여러 장 겹쳐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소재다.

지난해 11월부턴 세계 1위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하이엔드용 CCL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AI 호황에 올라타며 지난해 전자BG 부문의 연간 매출은 1조원을 넘겼다. 현재 전자BG는 국내 3곳(익산·증평·김천), 해외 1곳(중국) 등 총 4개 사업장을 가동 중인데,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증평사업장은 가동률이 100%를 넘었다. 추가 수주가 이어지면 중장기적으로 공장 증설과 확장도 검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체질 개선 중인 두산에너빌리티는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원전 등 분야 수주 목표를 높여 잡았다. 올해 전체 수주 목표는 10조7000억원으로, 전년(7조1000억원) 대비 51% 늘어난 수준이다. 원자력 분야 4조9000억원, 가스·수소 분야 3조4000억원, 신재생 1조원, 일반 건설 및 주단조 등 1조4000억원 등이다.

이밖에 두산밥캣은 AI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3년 미국 농업 SW 회사 애그토노미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선 AI 기술을 적용한 업계 최초의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를 공개했다. 애그토노미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는 AI 고도화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기술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