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갤럽 조사서 2% 데뷔

호남 유권자 일부 지지도 ‘눈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6·3 대선 출마론’이 고개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이름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주요 여론조사에 처음 등장했다. 그의 출마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당사자 결단에 따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 국면에 어떤 파급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유권자 1005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한 권한대행이 2%를 받으며 해당 조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7%)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9%), 홍준표 대구시장(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4%)에 뒤이은 공동 5위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예비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수치를 기록하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해당 항목은 선다형이 아닌 자유 응답 방식이다. 유권자가 주목하는 인물이면 누구나 언급될 수 있다. 한국갤럽은 “이 조사 결과는 현재 전국적 지명도나 대중적 인기, 조사 시점 이슈가 반영된 지표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특히 한 권한대행이 지난 8일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이후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당내 일부 친윤계·영남권 의원들은 한 권한대행 출마를 지지하는 세 규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 경선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컨벤션 효과도 높이고 국민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돼 나쁘지 않다. 좋다고 생각한다(권성동 원내대표)”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판은 깔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받은 지지도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 응답자(6%), 보수 응답자(5%), 윤 전 대통령 파면이 잘못된 판결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7%)들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중도 확장성’을 높게 평가하지만, 해당 조사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발견되지 않았다.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 5%가 한 권한대행을 지지한 것도 두드러졌다. 한 권한대행은 호남 출신으로, 이는 해당 조사에 오른 보수 진영 주자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광주·전라에서 56% 지지를 받은 이 전 대표에게는 한참 못 미친다.

한 대행의 대선 출마가 명분도, 현실성도 부족하다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을 맡고 있는 김재섭 의원은 11일 SBS라디오에서 “선거 관리의 중책이 있는 분이 특정 진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선거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고 (국정 운영의) 중요 컨트롤 타워를 비우면 총리 탄핵에 반대했던 우리 당 입장도 자가당착이 된다”고 했다. 이어 “당이 맨날 용병만 구해 와야 한다는 것도 부적절하다. ‘한덕수 차출론’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달 3일 전당대회 이후 한 권한대행을 추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그 때쯤이면 (미국과)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일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한 권한대행이 10명 가까이 나올 것 같은 경선을 치르고 싶어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4.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