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블루베리 품종 두고 다툼
특허법원서 기준 1개만 따졌지만
대법 “국내·해외 기준 모두 따저야”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과실나무가 품종보호를 받으려면 신규성이 있어야 한다. 이 신규성에 대한 판단 기준 2가지가 대법원에서 최초로 나왔다. 국내 기준 ‘출원일로부터 1년 전~출원일’ 뿐 아니라 해외 기준 ‘출원일로부터 6년 전~출원일’ 사이에 상업화되는 등 이용 목적으로 양도되지 않아야 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는 A씨가 한 농업회사 법인을 상대로 “품종보호심판위원회의 품종보호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A씨 측 패소로 판결한 원심(특허법원) 판결을 확정하며 이같은 법리를 최초로 선언했다.
시간은 2019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당 농업회사 법인은 자체 개발한 블루베리 품종을 보호품종으로 등록해 특허 출원했다. 갈등은 이같은 결정에 A씨가 불복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해당 보호품종은 기존에 판매된 품종과 동일해 신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품종보호심판위원회는 지난 2023년 9월께 A씨의 등록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위원회는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A씨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품종의 신규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A씨가 여기에 불복하면서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왔다.
재판 과정에서도 A씨 측은 같은 주장을 펼쳤다. 여기에 대해 해당 농업회사 법인은 “해당 보호품종은 과거 판매된 품종과 전혀 다른 별개의 품종”이라며 “위원회의 결정은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특허법원도 품종보호심판위원회의 판단과 같았다. 특허법원 제5부(부장 임영우)는 지난해 10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특허법원은 “A씨가 주장하는 기존 묘묙의 특성이나 판매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동일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해당 사건 묘목의 형태적 특징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해당 묘묙이 기존의 묘묙과 동일한 품종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의 결론도 원심(특허법원)과 같았다. 대법원은 A씨 측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특허법원과 결론은 같이 하면서도 특허법원이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고 바로잡았다.
식물신품종법에 따르면 신규성을 갖춘 과수(과일나무)는 품종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신규성을 갖췄는지에 대한 기준을 대법원은 처음으로 제시했다.
앞서 특허법원은 신규성을 갖추기 위해선 국내에서 ‘출원일로부터 1년 전~출원일’ 사이에 상업화되는 등 이용 목적으로 양도되지 않으면 된다고 봤다. 해외에서 상업화가 됐는지 여부는 따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국내 기준 뿐 아니라 해외 기준 ‘출원일로부터 6년 전~출원일’ 사이에 상업화되는 등 이용 목적으로 양도되지 않을 것 등 2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특허법원은)은 한 가지 기준만 따져 이 사건 보호품종의 신규성 인정 여부를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같은 법리오해에도 불구하고 2가지 기준을 모두 따졌을 때 해당 사건 보호품의 신규성은 인정되므로 원심 판단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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