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1차 청문회에 출석하면서 그의 ‘45년 지기’ 홍창성 미네소타 주립대 교수가 쓴 글이 주목받고 있다. 한 달 전 홍 전 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폭로한 뒤 적은 글이다.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홍창성 교수는 지난달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와 나는 45년 동안 친구다.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정말 뼛속까지 알고 있다. 나는 그가 사익을 위해 - 그 잘난 쬐끄만한 부나 권력을 쥐겠다고 - 국회에서 증언했다고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것은 그의 DNA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불교계에서 술취한듯 횡설수설하는 루저들의 악플을 많이 받아본 사람이지만, 막상 친구에게 쏟아지는 악플들을 읽다보니 참 답답해서 몇 자 적게 되었다”며 “많은 악플러 루저들이 장원이의 출신지역 운운하며 종북 타령까지 하는데 홍장원 1차장은 경남 진해가 고향이다. 6·25 전에 월남하시고 6·25와 월남전에 참전하신 해군제독이셨던 부친께서 진해에서 근무하셨어서 그곳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도 6·25 전에 월남하시고 6·25때 간호장교로 참전하신 애국자셨다”고 했다.
이어 “장원이의 어머니께서 내가 고등학생일 때 해 주신 말씀이 있다. ‘장원이가 육사가 아니라 창성이와 함께 서울대(이 친구는 두 곳에 모두 합격)로 갔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집 살림은 평생 장원이 아버지가 소위시절이나 장군시절이나 똑같이 어려웠기 때문에.’ 그러나 내 친구는 육사를 택했고, 지금까지 조국에 헌신해 왔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문재인 정권 시절 30여년 동안 근무한 국정원에서 7천원짜리 영수증이 하나 없었다고 2주동안 조사를 받기도 했고, 몇 해 지난 후 결국 정권이 끝나기 전에 해임당했다. 그런 그가 지금 민주당에 잘 보이려고 국회에서 그런 증언을 했다고? 정말 웃기는 소리”라며 “그는 그렇게 작은 그릇이 아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고전적인 낭만적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장원이는 그 가운데 하나다. 하찮은 부와 권력을 위해 우국충정을 버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차장은 오랫동안 대북 담당 블랙요원이었다. 평생 사선을 넘나들며 목숨 걸고 나라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에게 이상한 소리들 멈춰야 한다”며 “당신들만 나라를 위하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현장에서 살아온 사람은 사익을 위해 정치인과 국회의원 체포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말인가? 오히려 그 반대가 진실이다. 키보드 두드리며 악플 단다고 애국이 되는 줄 아는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차장은 22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계엄 당일 밤 정치인 체포 지시를 따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밝히며 “저 대통령님 좋아했다. 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다. 근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해 “비상계엄 발표한 것 봤느냐.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홍 전 차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뭘 도와주면 되느냐”고 물었고, 여 사령관은 “일단 국회는 경찰을 통해 봉쇄하고 있다”며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
체포 대상자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김민석 수석최고위원·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었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의 말을 듣고 “미친 X이구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지시에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뒤 같은날 저녁 국정원에서 해임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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