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상승엔 고무적 흐름도

‘집결 호소’ 행정관은 사직서

강경파 집결, 더욱 끈끈해져

용산 대통령실 외관 모습[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용산 대통령실 외관 모습[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계기로 대통령실 내부도 분위기가 한번 더 재편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여권 지지율 상승에 고무되던 것도 잠시, 최근 있었던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는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을 향해 면회 금지 등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과도한 처사 아니냐는 불만도 흐른다. 이 가운데 윤 대통령을 끝까지 지켜야한다는 강경파 참모들의 결집은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주 들어 현안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 구속 직후 이뤄진 비서실장 주재 대책회의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당부 한 게 전부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판결이 속도를 내는만큼 대외적인 움직임에 나서기 보다는 상황을 살피는 중이다.

참모들간 묘한 온도차도 감지된다. 12·3 비상계엄 직후부터 언급이나 외부 접촉을 아예 멈춘 곳도 있는가하면 적극적인 결집에 나설 것을 얘기하는 참모들도 있다. 단일대오 분위기가 깨지면서 서로를 향해 섭섭함을 토로하는 모습도 있다. 윤 대통령 체포 당일 마중을 갔거나, 그렇지 않은 참모들의 이름이 언론을 통해 거론된데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편가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전 박근혜 정부 시절 손도 못써보고 탄핵된 데 따른 상처가 깊을수록 이번에는 달라야한다는 간절함이 크다”며 “상호 간 입장이 갈라진데 따른 배신감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자 ‘할말은 하겠다’는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제한 조치에 이어 서신 수·발신 금지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 구속으로 발발된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2030 청년들이 왜 나서게 됐는지는 생각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 또한 자신을 지지하는 청년들을 다독이는 메세지를 재차 내고 있다. 이와 반대로 “폭력 자체는 안될 일. 상황 자체를 엄중히 인식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팽팽하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고려한 듯 전일 소속 직원의 ‘헌법재판소 집결 촉구 문자’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행정관이 사직서를 제출한 점을 알리며 “당사자는 논란이 된 문자 관련해 평소 알고 지낸 지인들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문자”라며 “대통령실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대통령실 소속 행정관 A씨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헌법재판소 집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자메세지가 돌았다. 해당 문자에는 “내일 2시에 대통령께서 헌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하십니다”며 “응원이 필요합니다, 안국역에서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모든 곳에서 대통령님을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복귀한 대통령경호처도 다시 강경해진 모습이다. 강경파인 김성훈 차장, 이광우 본부장이 석방된 가운데 경호처는 지난 20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삼청동 안전가옥(안가)과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재시도에 불응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되던 당일 관저를 지켰던 경호처는 큰 저항 없이 사실상 길을 터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