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 화석연료 정책 내세운 트럼프···‘그린뉴딜’은 끝났다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요 증가 전망
조선주·SMR 관련주 긍정 전망
친환경도 친환경 나름···‘태양광’만 좋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선서를 한 이후 백악관은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문구를 실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1/news-p.v1.20250121.697e0749700846a193212f74d0253d42_P1.jpg)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누구보다 상상하지 못한 속도로 석유와 가스를 시추하게 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전 세계의 눈이 주목한 그의 ‘입’에 주목한 이날, 줄곧 친(親) 화석연료 기조를 펼쳐온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에너지 비상상태를 선포한다”며 석유·천연가스 시추에 대한 전면적 확대 의사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미국의 부존량으로 존재한다”며 “미국의 에너지를 전 세계 각국에 수출, 이제 제가 서명하는 행정명령에 따라 그린뉴딜을 종식시키고 화석연료 산업을 지킬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곧장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 서명’을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 에너지 시대를 대대적으로 변화, 강조하고 나섰다. 해당 부분의 변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에 기업의 주가에도 곧장 영향을 미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트럼프 1기 당시 본격화된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량 증가는, 트럼프 2기 출범을 맞아 한단계 더 도약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천연가스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퍼스트 트러스트 내츄럴 가스(FCG)의 경우 최근 한 달간 26.96%의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중공업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1/news-p.v1.20250121.6608559ca6f94ce3a8acaf1cf090ef68_P1.png)
친(親) 화석연료 정책 내세운 트럼프···‘그린뉴딜’ 지우고 ‘천연가스’ 강조
이에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3대 LNG 수입국으로서 천연가스는 전력 생산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00만명이 넘는 가정과 기업들이 도시가스 형태로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취임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조선주는 최근 한 달간 일제히 높이 올랐다. 전 세계 LNG운반선 건조 1위인 삼성중공업은 20.66% 상승했다. 이외 ▷한화오션(55.09%) ▷한화엔진(42.52%) ▷HD현대중공업(18.43%) ▷HD한국조선해양(14.82%) 등 주요 조선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군함 건조와 관련, 동맹국과의 협업 의지를 내비치며 “우리는 배가 필요하다”고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자 관련 기업 주가 역시 일제히 상승 랠리를 기록한 바 있다.
이재원·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LNG 투자 및 생산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목표주가가 오른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여러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랠리 중인 조선주 강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를 비롯해 ▷케일럼(11.11%) ▷일승(9.80%) ▷한국카본(25.65%) 등 LNG 관련주들도 한 달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LNG 수주 프로젝트와 수주 확대로 다른 기업으로도 수혜가 번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석유 및 가스 시추 시 150℃ 이상의 고온·고습·진동 등의 극한 환경에서 드릴링 작업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에 착안, 여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전원 고온전지 기업인 ‘비츠로셀’과 이를 식히는 에어쿨러 기업 ‘SNT 에너지’에 주목했다.
두 기업 역시 한 달간 각각 주가 상승률이 비츠로셀 24.45%, SNT 에너지 32.63%로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인 소형모듈원자료(SMR)에도 주목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원자력 발전의 부흥을 위해 원전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SMR은 대형 원전 설비를 100분의1로 축소한 크기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 역시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기존 원자력은 갈수록 커지는 게 문제지만 다행스럽게 우리는 더 작고 기존 시설 안에서 제조할 수 있는 SMR가 있다”고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라서 SMR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4.64% 상승했으며 이외 ▷우진엔텍(58.82%) ▷슈어소프트테크(36.25%) ▷비에이치아이(20.76%) ▷한전기술(19.63%) 등도 모두 반등했다.

친환경도 친환경 나름···‘태양광’ 웃고 ‘풍력’은 울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신재생 정책에 부정적이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유해 화학물질이나 온실가스, 공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했다.
이번 취임사에서도 ‘그린뉴딜’로 불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종료를 선언했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에서 제한했던 신규 LNG 수출 허가를 다시 승인하고,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주요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에너지 정책 기조에 전기차와 이차전지 업계는 전기차 의무화 철회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약화와 배출가스 규제 기준 백지화 등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친환경 사업인 태양광은 미국의 중국 태양광 견제 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의 토론에서 “태양광은 멋진 산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 2기 정부의 ‘키맨’이라고 할 수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태양광 패널 사업을 벌이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의 우려를 가라앉히는 모습이다.
만약 미국이 태양광 관세장벽을 더 높이면 한화솔루션과 OCI 그리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겐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올해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3.3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통합 공장을 완공하고 상업 운전에 들어간 한화큐셀에게도 긍정적인 결과다.
단, 풍력에너지 시장은 매우 안 좋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풍력발전은 ‘쓰레기(Garbage)’다”라며 “두 번째 임기 동안 미국에 신규 풍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