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재기 투신 3년 계기로 본 우리 사회의 민낯 노출상

-조롱 vs 추모…故 성재기 씨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상 대립

-‘남성 권리 환기’ vs ‘이성 혐오 가속화’ 등으로 평가 엇갈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남성 인권운동가’ 고(故) 성재기 씨가 한강 마포대교 위에서 투신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3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성별에 따른 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남혐(남성혐오)과 여혐(여성혐오)이란 극단을 향해 치닫는 모습을 보이며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이에 대한 개선의 요구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성 씨 투신 3년(26일)이 된 날, 온라인 상에서는 성 씨의 3주기에 맞춰 남혐ㆍ여혐 양측의 극단 대립이 벌어졌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한 갤러리에는 ‘해피재기절(성 씨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것을 조롱하는 의미)’이라는 제목의 글 수십개가 게시됐다. 특히 글 중에서는 일반적으로 물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 속에 3년 전 마포대교 위에서 한강에 뛰어드는 성 씨의 모습을 합성하거나 물 속에서 헤엄치는 사람의 모습에 성 씨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등을 담고 있는 것도 다수 발견됐다.

이에 비해 여혐 정서를 대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등에서는 성 씨를 추모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성 씨는 남성연대 창립자로 1999년 군 가산점제 폐지를 계기로 남성의 권리와 혜택을 주장했다. 2000년대 초에는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하며 ▷호주제 폐지 반대 ▷군 가산점 부활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 할당제 폐지 ▷게임 셧다운제 폐지 ▷아동 및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아청법) 전면 철폐 등을 주장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7월 26일 오후 3시께 성 씨는 “600여개 여성단체들이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남성을 위한 단체는 남성연대 뿐”이라며 “남성연대에 마지막으로 기회를 달라. 십시일반으로 저희에게 1억원을 빌려달라”는 호소문을 올린 뒤 돌연 마포대교에서 투신했고, 사흘 뒤 인근 서강대교 남단 한강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성 씨에 대한 평가는 지금까지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은 여성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겨진 남성의 권리에 대해 환기시킨 대표 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방송 등에서 남긴 문제성 발언 등을 통해 오늘날 사회적 갈등의 주원인 중 하나인 ‘이성혐오’의 씨앗을 뿌린 당사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성 씨의 이름을 딴 ‘재기해(자살해)’라는 조롱이 남혐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은어 및 구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성 혐오에 대한 감정은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엔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커져가던 ‘이성혐오’의 정서가 시위 등의 형식으로 폭발하고 있다.

지난 5월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의 ‘추모의 장’으로 관심이 쏠렸던 강남역 10번 출구는 남혐과 여혐 주장을 담은 포스트잇과 피켓, 육성으로 인해 ‘싸움터’가 되어버렸다. 또 최근에는 게임상에 등장하는 13세 소녀 캐릭터를 선정적인 옷차림으로 표현하고, 여성 단체 메갈리아의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해당 성우를 교체한 넥슨에 대한 여성단체 항의 시위 현장에서는 ‘소추소심(한국 남성들의 성기가 작아 소심하단 의미)’과 ‘재기해’라는 남혐 정서가 여과없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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