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한지혜(28)는 인기리에 종영한 MBC 주말극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조선소라는 거친 남자세계에서 남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씩씩하게 살아남은 해주 역을 맡아 캐릭터도 살리고 자신도 살아남았다. 사무친 감정을 표현하느라 거의 매회 눈물 연기를 펼쳐야 했다. 한 명의 여자(한지혜)와 두 명의 남자(김재원, 재희) 주인공 체제여서 극을 성공시킨 한지혜의 보람은 더 컸다. 하지만 한지혜는 시작부터 큰 부담을 느꼈다. 무려 8회까지 아역인 김유정이 맡아 시청자들이 감정이입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저에겐 9,10부가 1,2부였어요. 미리시리즈라면 절반을 방송한 상태에서 들어간 거죠. 이미 물이 오를 때로 오른 상태에서 투입돼 처음부터 시작했어요. 아역의 연기를 보면서 캐릭터 연구를 하기는 했지만 3일전에 대본이 나와 촬영장에 투입됐어요.”
감정연기가 일품인 아역 김유정이 이미 러브라인까지 형성해 성인역인 한지혜에게는 더욱 부담이 됐다. 게다가 아역과 성인역의 설정이 크게 달라졌다. 아역이 계모로부터 온갖 구박과 괄시를 받았다면 성인 역으로 변하면서는 힘든 상황들을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면서 드릴쉽을 개발하는 선박기술자로 바뀌었다. 로맨스 사극 ‘해를 품은 달'에서 연우의 아역 김유정을 이어받은 한가인은 방송내내 연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한지혜는 연기력 논란 한 번 없이 연착륙했다.
“작가님이 해주 캐릭터를 세세하게 신경 써준 덕분이에요. 성공적으로 적응했다는 소리를 들어 반가웠어요.”
한지혜는 지난 5개월동안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는 남편은 물론이고 가족과도 만나지 않고 ‘메이퀸'의 연기에 매달렸다. 그는 잠을 줄여가며 대사읽기에 집중했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한 번도 불을 끈 상태에서 마음놓고 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항상 차에서 대본을 보다 불을 켠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는 것. 하지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만 캐릭터를 잘 그리기는 힘들었을 터.
“모니터를 꼼꼼히 했어요. 힘 주는 신과 힘 안주는 신을 동료들에게 모니터해달라고 해 연기적인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좋았던 점과 보강할 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끝날 때까지 연기적인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한지혜는 아직 아줌마 연기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중에 애도 낳고 하면 김남주 선배님이나 염정아 선배님처럼 자연스럽게 아줌마 연기를 할 수는 있지만 아직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인지 한지혜에게 멜로 부분이 빠지기 힘들다. ‘메이퀸'도 김재원과의 키스신이 있었다. 남편이 싫어하지 않냐는 질문에 “제가 아니라 등장인물로 보는 거죠. 다 알고 결혼한 건데, 그걸 모른다면 배우랑은 결혼하면 안되죠”라고 말했다.
‘메이퀸'은 과도한 설정에 막장 논란도 일어난 드라마였지만 시청률은 줄곧 20%를 웃돌았다. 한지혜에게 인기 이유를 물어봤다.
“코믹과 신파가 적절히 섞여 있잖아요. 사람들을 자유롭게 웃겼다가 울리고, 울렸다가 웃기죠. 금보라 선배님과 제가 사람들을 울리면 상태와 일문, 강산이 웃기게 만들고, 또 장도현(이덕화)은 악행을 저지릅니다. 현대판 부모 찾아 삼만리에요. 향수를 찾는 사람에겐 중독성이 있었다고 봐요. 장도현이 제 아버지임이 밝혀지자 젊은 사람들이 악플을 달았어요. 젊은 사람들도 많이 봤다는 증거죠.”
‘에덴의 동쪽' ‘미우나 고우나'등 15개 작품에 출연했던 한혜진은 이번 드라마로 자신감을 얻었고 연기에 배미를 붙였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 연기의 한을 풀고 아기를 가지겠다고 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박현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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