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1 리그 폐지 후 롤드컵 '급부상'눈길 … 프로리그 해외팀 참가 등 글로벌 성장 기대
올한해국내 e스포츠는 종목 다변화를 통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1'이 e스포츠 종목에서 제외되고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로 전환이 이뤄지면서 주류를 이루던 스타리그와 프로리그에도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1세대 프로게이머들의 잇단 은퇴 선언과 게임 채널 폐지, 리그 축소 등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특히 해외에서 먼저 흥행 돌풍을 일으킨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는 이처럼 불안한 국내 e스포츠 상황에 또 다른 성장 가능성을 열어준 종목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LoL'은 글로벌 리그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국내 리그가 본격화되면서 기업게임단이 잇따라 창단되는 등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스타2'프로리그가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해외 팀이 처음으로 국내 e스포츠 정규리그에 참가하는 등 국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사실상 국내 e스포츠는 'LoL'과 '스타2'를 중심으로 국산 종목 리그들과 어우러져 팬들의 저변 확대와 이를 위한 스타 플레이어 발굴이 내년 성장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는 MBC게임 폐지 등 e스포츠 축소 움직임으로 업계 전반에 살얼음이 형성됐다. 게임채널 축소는 주요 사업이었던 e스포츠의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며 관련업계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종목 다변화 '춘추전국시대']이와 관련해 경쟁사였던 온게임넷은 타개책으로 새로운 종목 육성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LoL'을 국내 정규 리그로 공식 출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앞서 온게임넷은 'LoL'리그를 작년 12월 'WCG 2011 그랜드파이널'에서 처음 중계한 바 있다.
당시 'LoL'리그는 일일시청률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에 정식서비스가 갓 이뤄진 시점에서 놀랄 만큼의 높은 주목도를 보여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이후 3월부터 온게임넷이 주관하는 'LoL'리그는 연간 4회 리그 운영을 목표로, 억대 상금을 걸고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대회 우승팀은 'LoL'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열리는 최대 상금 규모의 국제 대회이자, 전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이른바 '롤드컵'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의 출전 자격을 얻게 된다. 지난 10월에 열린 시즌2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우리나라 아주부 프로스트가 준우승을 차지해 세계적으로 스타덤에 오른 것은 물론, 국내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LoL'의 뜨거운 관심은 기존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도 이어져 CJ엔투스를 시작으로 KT롤스터, SK텔레콤T1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게임단들이 속속들이 팀 창단을 이뤘다. 반면, 국산 e스포츠 대표 리그로 지난 3년 간 입지를 구축했던 '스페셜포스2'프로리그는 종목 전환이 이뤄지고 난 후 인프라 확보 및 안정화를 위해 지난 9월 잠정연기를 선언해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1세대 프로게이머 '굿바이']무엇보다 올해는 종목이 다변화되면서 프로게이머들도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1세대 프로게이머들의 쇠퇴를 꼽을 수 있다. '원조'e스포츠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임요환-홍진호-이윤열에 이어 지난 3월에는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오랜 경력을 자랑했던 박정석이 은퇴 선언을 하면서 스타크래프트계의 퇴보를 알렸다. 박정석은 짧은 휴식기를 거쳐 나진e엠파이어의 감독으로 제2의 e스포츠 인생을 걷고 있다.
그와 같이 나머지 선수들도 각각 지도자와 게임단 매니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요환은 기존 '스타2'팀이었던 슬레이어스에서 선수 겸 플레잉코치직을 버리고 친정팀인 SK텔레콤의 수석코치로 최근 활약하고 있으며 홍진호는 템페스트 감독으로, 이윤열은 최근 아주부게임단의 매니저를 맡게 됐다.
뿐만아니라 이들의 계보를 이었던 이영호-이제동-송병구-김택용 등 '택뱅리쌍'멤버들도 올해부터 도입된 '스타2'종목으로 모두 전향하면서 급격한 기량 변화를 체감했다. 오히려 '스타2'도입을 대비해 경기를 준비 중이었던 각 게임단의 신예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CJ엔투스는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팀으로, 지난 프로리그에서 김준호, 김정우 등 신인 선수들을 적극 기용해 창단 첫 프로리그 우승컵을 손에 쥐며 최강 게임단으로 거듭났다.
▲ 올 한해 국내 e스포츠의 가장 큰 변화는 해외 리그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10월 미국에서 열린LoL 월드챔피언십 '롤드컵(사진 위)'과 이번 프로리그 정규 시즌부터 참가하게 된 해외 연합팀 'EG-TL'이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리그 활성화 예고]내년 e스포츠 시장은 이같은 변화에 더불어 더욱 국내외 리그가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지난 12월 8일 개막한 이번 프로리그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시범적으로 '스타1'과 '스타2'종목을 병행해 개최됐던 프로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완전히 '스타2'로 종목을 전환해 연간 리그로 치러진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해외 팀 참가를 허용시켜 프로리그 흥행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이번 프로리그에 참가한 'EG-TL'은 북미 대표 프로게임단 'EG(Evil Geniuses)'와 네덜란드 대표 프로게임단 '팀리퀴드(Team Liquid)'가 함께하는 연합팀으로, 해외 리그에서 '스타2'종목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 지난 10여 년을 이끌어온 '스타크래프트1'시대는 올해 막을 내렸다. 마지막 스타리그 우승자인 허영무(사진 위)와 1세대 프로게이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진에어 스타리그 2012'결승전 모습(사진 아래)
더구나 협회 측은 'EG-TL'의 프로리그 참가와 더불어 8게임단에 소속돼 있는 이제동을 임대해 주기로 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한 해외 팬 커뮤니티의 반응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어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이외에도 각 종목별로 치러지는 월드 챔피언십, IeSF, WCG 등 종합 국제 대회도 종목 다변화에 영향을 받아 향후에 확대, 개최될 예정이다.
한 전문가는 "외산 종목들의 리그 흥행으로, 국산 종목들의 입지가 좁아질까 우려된다"면서 "고른 성장을 위해서는 협회가 구심점을 잡고 정부 및 종목사들의 지원을 얻어 선수 육성 및 인프라 구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전했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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