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혁신학교 추가 지정 안한다”…신중한 입장
-시의회 “혁신학교 확대 안하면 다른 정책 협조 안해” 맞불
-‘중1 시험 폐지’ 시범 사업 예산 확보도 혁신학교 문제 해결에 달릴 듯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서울형 혁신학교가 문용린(65ㆍ사진) 신임 서울시교육감 체제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교육감은 “혁신학교 추가 지정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으로, 혁신학교 확대를 추진해온 서울시의회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담당 상임위인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혁신학교를 확대하지 않으면 ‘중1 시험 폐지’ 등 문 교육감의 다른 정책에 협조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여기다 시의회는 내년 2월 열리는 회기에서 ‘서울특별시 혁신학교 조례안’과 ‘서울특별시 혁신학교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어서 문 교육감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교육감은 26일 오전 10시께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시의회가 교육감 재선거 뒤로 미뤄뒀던 서울시교육청 내년도 예산안 계수조정 및 의결을 앞두고 진행됐다.
간담회 초반부터 교육위원들은 문 교육감에게 “혁신학교의 추진 여부가 오늘 예산으로 결정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날이다. 예산 처리를 위해 무상급식, 혁신학교, 누리과정 예산 등에 대한 문 교육감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며 예정에 없던 정책 질의를 요구하는 등 신경전이 거셌다.
현재 서울형 혁신학교는 총 61곳이다. 내년도 혁신학교 공모에는 초등학교 5개교, 중학교 1개교 등 총 6개교가 신청했다. 이외에도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서초구 우솔초등학교와 구로구 천왕중학교 학부모들이 혁신학교 지정 청원을 시교육청에 제기한 상태다.
문 교육감은 “혁신학교 평가단을 구성해 이제까지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 추가 지정은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왔다. 시교육청은 공모에 응한 6개교에 대한 심사를 모두 마쳤지만 교육감의 의중에 따라 현재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 또 내년 예산안에 기존 61개 혁신학교 지원금(1개교당 1억4000만원) 외에 추가 지정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반면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는 혁신학교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은 “혁신학교를 추가 지정하지 않고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혁신학교를 폐지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창의 및 체험교육을 중시하는 혁신학교는 문 교육감이 주장하는 ‘행복한 교육’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육감이 혁신학교 정책에 대해 시의회와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문 교육감이 추진하는 다른 정책들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문 교육감이 혁신학교를 비롯해 시의회가 의결한 무상급식, 인권조례 등에 대해 지금처럼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할 경우 ‘중1 시험 폐지’ 및 관련 시범 사업 예산 등에도 협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