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도주 닷새 만에 붙잡힌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2·전과 9범). 달아날 당시 귀를 덮을 만큼 길던 그의 머리는 체포 당시 삭발 상태였고 얼굴은 상처 투성이였다. 양쪽에 채워졌던 수갑은 왼쪽 손목에 두 개가 모두 채워져 있었다.
경찰은 25일 오후 4시 25분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오피스텔을 급습해 노씨를 체포했다.
이 오피스텔은 노씨의 교도소 동기 A씨. 노씨는 격렬하게 저항해 경찰과 격투 끝에 체포됐으며 경찰은 노씨를 일산경찰서로 압송해 도주 경위와 도피 과정, 다른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수갑은 어떻게 풀었나=체포 당시 노영대는 오른쪽의 수갑은 풀려있었고 왼쪽에만 두개의 수갑을 찬 상태였다. 20일 오후 7시 40분쯤 일산경찰서에서 달아날 당시 그는 양손에 수갑을 차고 있었다. 도주 당일 7시 38분 진술녹화실 CCTV에 포착된 그는 양손에 가슴을 모으고 있으나, 200m 떨어진 건물 CCTV에 포착된 도주범 노영대는 양손을 자유롭게 흔들며 달아나고 있다. 150m 거리, 불과 1~2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일산경찰서 백승언 형사과장은 “(노씨가 도주 이후) 매달려 덜렁거리는 오른쪽 고리를 왼쪽에 찼다”고 설명하며 노씨가 오른손 수갑을 빼낸 뒤 수갑을 안쪽으로 돌려 풀어 왼손에 채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갑에서 어떻게 오른손을 뺐는지가 의문이다. 경찰은 노씨가 억지로 오른손에서 수갑을 잡아 뺀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신없이 달아나면서 짧은 시간에 완력만으로 수갑에서 손을 빼내는 게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 오른쪽 수갑에서 손을 빼낸 뒤 어떻게 다시 왼쪽 손목에 끼웠는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노씨는 26일 새벽 1시까지 이뤄진 1차 조사에서 1.8미터 높이 경찰서 담을 넘자마자 오른쪽 손을 수갑에서 강제로 뺐다고 진술했다.
일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전과자들은 교도소에서 손을 부드럽게 만들어 수갑을 빼는 연습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했지만 “당시 형사들이 수갑을 꽉 죈 것으로 알고 있고, 노 씨도 수갑을 느슨하게 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하 10도 강추위에 맨발로 수십키로를?=지난 20일 고양시 일산경찰서에서 도주한 노영대는 21일 안산시 고잔동, 23일 인천시 주안동을 거쳐 25일 다시 고잔동에서 검거됐다. 닷새 간 도주 행로는 최단 거리로 계산해도 103Km가 넘는다.
노씨는 고양 일대에 있을 것이라는 경찰의 예상을 깨고 도주 하루 만인 21일 인천을 거쳐 안산 대형마트의 CCTV에 포착됐다. 수중에 한푼의 돈도 없이 맨발로 달아난 노씨가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의문이다.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에 맨발로 수십 Km를 걸어갔다는 점은 석연치 않다.
인천에서 또 다른 교도소 동기 B씨에게 연락, 현금 20만원을 등 도주에 필요한 물품을 건네받은 노씨는 오전 11시경 안산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이곳에서 노씨는 객실 컴퓨터로 ‘수갑 키 없이 여는 방법’, ‘수갑 파는 곳’ 등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오후 5시50분께는 인근 대형마트에서 등산화를 구입했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오후 6시 10분과 6시 41분에 인천의 공중전화 두 곳에서 B씨와 통화하는 등 이동 흔적을 남겼고 결국 25일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한편 노씨는 지난 11일 오전 4시30분쯤 경기도 일산동구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20대 자매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절도와 성폭행 등 전과 9범으로 올해 3월에 출소해 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