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단풍나무를 깎아 만든 개의 두상이다. 덤덤한 눈동자와 쫑긋한 귀가 사랑스럽다. ‘순명’(順命:명령에 복종함)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맑고 충성스런 조각이다.
‘개의 초상’이란 이 나무 조각은 이름난 예술기획자이자 ‘현대성의 형성: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1999)를 비롯해 11권의 책을 펴낸 평론가 김진송(53) 씨가 만들었다. 지난 1997년부터 경기도 남양주에서 버려진 나무를 깎아 책상, 의자, 콘솔을 만들며 ‘목수 김씨’가 된 김진송은 때로는 자투리 나무로 동물이며 벌레도 만들고, 인간도 만든다. 그리곤 그 조각들에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불어넣으며 우리들의 굳었던 상상력을 새롭게 일깨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