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패배로 미국으로 출국한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상당한 국민 지지를 확인한만큼 향후 그의 행보에 따라 야권 정계개편 등 회오리가 일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제 3정당 창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는 19일 대선 투표를 마친 뒤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패배 소식은 현지에 도착해서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이하 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제가 전에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계속할 뜻을 재차 분명히 한 것이다. 안 전 후보는 앞으로 1~2달간 미국에서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치행보를 모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향후 야권 정계개편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안 전 후보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해 조직을 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안 전 후보가 민주당과는 별개의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해 세를 모으는 것이다.
안 전 후보가 최근 지인들과 만나 “왜 실패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한 만큼, 대선국면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조직미비를 신당창당으로 극복하려할 가능성이 크다. 안 전 후보를 만난 캠프 관계자들도 “새로운 당이든, 연구소 형태든 뚜렷한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문 후보 측과 대립각을 세웠던 민주당 비주류, 민주당 내 이른바 ‘친안(親安)’ 세력으로 꼽히는 정대철 전 고문 등이 안 전 후보와 힘을 합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원 20명을 확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민주당에 버금가는 제3당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신당을 창당한다면 안 전 후보의 귀국도 자연히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전 후보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그 시기는 내년 2월일 가능성이 높다. 2월쯤 창당해 바람을 일으켜 4월 재보선에서 자당 소속 후보 상당수를 당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신당창당과는 별개로 안 전 후보 본인의 4월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다. 안 전 후보는 지난달 23일 사퇴선언 직전 참모들에게 “이게 끝이 아니다. 내년 재보궐선거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기반이 강한 수도권에 출마,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후, 줄곧 주장한 ‘새로운 정치’를 자신의 지역구에서 먼저 실험해 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가 어떤 형태를 띄든, 결국 5년 후 차기대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안 전 후보는 지난 1일 참모들과의 오찬에서 “5년 뒤 시대정신은 다를 것이다.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상 차기 대권을 겨냥한 발언이다. 안 전 후보가 조직미비 등의 약점을 극복해나간다면 5년 후 대선은 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는 정치권 내 이견이 거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