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친오빠로부터 수십 년 동안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사건을 종결하려던 경찰이 고소인의 반발로 심층수사에 나섰다.

피해 여성 A(41)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의 ‘아고라’에 지난 8일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의 사연을 올렸다. 이 글은 30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네티즌으로부터 재수사 청원을 이끌어 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지난 9월, A 씨가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하면서 목포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A 씨는 고소장에서 친오빠 B(47) 씨가 자신이 다섯살인 84년부터 결혼 이후인 2007년까지 자신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섯 살 터울인 B 씨가 몸을 만졌으며 중학교 때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생 때는 성폭행을 당해 아이까지 갖게 돼 낙태했고, 결혼 후에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목포경찰서는 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고소 내용 중 상당 부분이 공소시효가 지났고 DNA 등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증거재판주의에 따르면 증거불충분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심증은 가는 데 물증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리적 해석상 기소가 가능할까하는 우려를 경찰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수사 종결을 앞두고 이런 우려를 A 씨에게 전달했고, 이의신청할 부분이 있으면 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A 씨는 이의신청이 아닌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방법을 택했다.

A 씨는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오빠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ㆍ대질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경찰 수사의 문제를 지적했다. A 씨는 구체적인 피해 내용과 함께 자신과 오빠, 남편과 오빠의 통화내용 녹음 파일도 함께 게시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녹취록 내용에도 구체적 증거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증거부족 탓에 수사를 종결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연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논란이 거세졌다. 성폭행 피해 취재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만들어졌다.

그리고 결국 경찰이 심층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은 목포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심층수사하기로 했다.

황호선 전남경찰청 수사과장은 10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목포경찰서 형사과에서 처리 중인 사건을 전남청 수사 이의조사팀으로 즉시 이첩받겠다”며 “A 씨의 주장에 대해 한 점 의혹과 오해가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법 감정과 도덕감정의 괴리 탓에 파문이 더 커졌다”며 “내 책임 하에 보강수사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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