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모임 시즌 막가파식 음주운전사고 빈발…으슥한 곳 취객 노리는 ‘퍽치기’ 돈 넘어 자칫 목숨까지 위협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이 시작됐다. 직장회식, 동창회, 동아리 모임 등 12~1월의 다이어리가 꽉 차 있다.

꽉 찬 일정표만큼 간(肝)도 술독에 빠져 있다.

“앞으로도 만날 날 있을 줄 알지만/이 밤에 헤어지기는 참으로 어렵다/옛 친구가 권하는 이 술잔이/뱃길을 막는 돌개바람만 못하랴.”

당나라 시인 사공서의 시구처럼 친구가 건네는 술잔을 마냥 뿌리치긴 어렵다. 하지만 술자리가 달아오를수록 긴장감은 흐트러지게 마련. 그리고 음주가 지나치면 ‘뱃길을 막는 돌개바람’보다 무서운 사건ㆍ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다.

▶“한두 잔이야 괜찮겠지…” 음주운전은 금물=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건수는 2010년 30만2707건, 2011년 25만8213건, 올 10월까지의 집계가 20만7140건으로 감소 추세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음주운전 처벌 규정이 강화되고 시민의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 초까지 주춤했던 단속건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올해 1월 1만4684건으로 줄어들었던 음주운전 단속건수는 지난 10월 2만2942건이 증가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또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2만8461건으로 2010년의 2만8641건에 비하면 소폭 줄어든 모습이지만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발생건수는 2만2967건으로, 연말 사고가 집중될 경우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음주운전 처벌규정에 따르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0.1%일 때는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0.1~0.2%인 경우에는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에서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혈중 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거나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된 경우, 음주측정을 거부할 때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게 된다.

이에 경찰은 연말을 맞아 지난 1일부터 음주운전 단속 강화에 나섰다. 경찰은 내년 2월 28일까지 음주운전 근절 홍보활동에 나서는 한편, 매주 금요일에는 음주운전 전국 일제 단속을 실시한다.

▶술에 취해 잠든 당신을 노리는 ‘부축빼기’=연말이면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지갑 등을 훔치는 소위 ‘부축빼기’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15일 오후 7시50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에서 술에 취해 넘어진 A(68) 씨를 부축하는 척하면서 골목으로 데려가 주머니에 든 현금 1만5000원과 신용카드 3장을 몰래 훔친 혐의로 B 씨와 C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늦은 밤이나 새벽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들 경우 부축빼기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라며 “술에 취해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취객에게는 택시마저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승객의 신용카드를 훔쳐 현금자동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한 혐의로 택시기사 D(46) 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D 씨 등은 지난 10월 30일 오전 1시40분께 승객의 지갑에서 현금 15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현금자동지급기에서 모두 9차례에 걸쳐 270만원 상당을 인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D 씨는 만취한 승객에게 “카드로 택시비를 결제해야 하는데 비밀번호가 필요하다”고 말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택시에서 술취한 승객을 상대로 휴대전화나 소지품을 절취하는 범행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비틀거릴수록 ‘퍽치기’의 타깃이 된다=취객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단순 절도에 그친다면 불행 중 다행이랄 수도 있다. 취객을 폭행하고 돈을 강탈하는 ‘퍽치기’ 역시 주의해야 할 범죄다.

고양 일산 서구에 사는 E(31) 씨는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1시께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다 낭패를 당했다. 10대 청소년 셋이 다가오더니 비틀거리던 E 씨를 넘어뜨린 후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했다. 술에 취한 E 씨는 느닷없는 폭력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들은 E 씨에게서 현금 18만원, 휴대전화 등 약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같은 퍽치기는 피해자가 정신을 잃는 경우가 많아 특히 겨울철에 위험하다.

경찰 관계자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여름엔 단순 절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겨울엔 집으로 들어가는 취객을 대상으로 한 퍽치기 위험이 더 높다는 것. 더구나 피해자가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의식을 잃을 경우 동상으로 인한 인명피해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퍽치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술을 적게 마시고 일찍 귀가하는 것이 좋다. 또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다니는 게 안전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술은 교통사고는 물론 폭행·강간과 같은 강력사건의 범죄 유발성이 높다”면서 “이 같은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전한 음주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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