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정의를 돈과 바꾼 비리 검사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이들의 ‘돈버는 수법’도 세간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 달과 이달초 비리 행각이 들통난 비리 검사들은 엄정히 집행해야 할 검찰의 고유 권한인 수사권, 기소권을 돈이나 향락을 취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와 감찰 결과 드러났다. 또 이 같은 비리는 내사, 수사, 기소, 재판 등 검사가 진행 또는 참여할 수 있는 전 범위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소개해주고, 구형 줄여주고=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이달 초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중인 박모(38)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는 자신이 수사중인 사건의 피의자인 의사 김모(35) 씨에게 매형인 김모(47) H법무법인 변호사와 수임 계약을 맺도록 알선하고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변호사법과 검사윤리규정상 수사 검사가 피의자를 대상으로 특정 변호인을 선임하도록 알선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수사단계에서의 이같은 비위는 재판 단계의 비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 박 검사가 수사하던 의사들의 프로포폴 불법 투여사건에서 검찰은 박 검사의 매형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의사 김 씨에게는 벌금형을 구형했고, 같은 혐의를 받던 2명의 의사는 징역형을 구형했다. 법원에서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은 의사 김 씨는 항소하지 않았다. ‘봐주기 구형’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을 받은 것으로 추측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건 무혐의 처리해주고, 압수수색 덮고=지난 달 감찰에 적발돼 특임검사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광준(51ㆍ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비리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검사는 2008년 서울지검 특수3부장 시절 유진그룹 임직원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 등 필요조치를 하지 않은 채 내사를 종결하고, 이 대가로 유진그룹으로부터 6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검사는 또 평소 알고 지내던 국정원 전 간부의 부인 김모(51) 씨가 기업인을 협박한 혐의로 고소당하자 무혐의 처리하도록 수사에 관여하고, 피해자의 재정신청으로 열린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나온 김 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사고 있다. 이번 주중 기소될 김 검사는 여기저기서 갖은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된 금액만 1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성추문 검사’ 사건의 장본인 전모(30) 검사는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의 피의자 여성에게 수사 편의를 시사하며 성행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해당 여성과 전 검사가 이미 고소, 고발 등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이뤄진 까닭에 성폭력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뇌물수수 혐의로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이 한달 새 3건의 검사 비리가 연달아 터져나오며 검사의 수사권, 기소권 등 독점적 권한이 검사 비리의 발생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권한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권한을 축소하거나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검사 비리가 판사, 변호사의 유착 비리로 번지거나 총체적 법조 불신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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