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올 한해 불황기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과 재미있는 스토리, 젊은 감성으로 무장한 상품들에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소비 키워드를 ‘싸이(PSY)’라는 단어로 풀어냈다.
올 한해 소비자들은 ‘상품의 가격(Price)’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품의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특가 행사, 초대형 할인 행사 등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렸다. 지난 5월 본점에서 잡화 제품을 70~80% 할인해 진행했던 ‘구두ㆍ핸드백 대전’은 첫날에만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행사 기간을 통틀어서는 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본점 행사장 1개관에서 열린 행사 중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스토리(Story) 마케팅’을 앞세워 구매심리를 자극한 것도 불황기 소비자들을 움직인 비결이었다. 지난 10월 롯데 본점에서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시험 판매에 나섰던 ‘마조앤새디 캐릭터 상품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명 웹툰 작가인 정철연 작가가 본인의 신혼 생활을 소재로 연재중인 웹툰 ‘마조앤새디’를 바탕으로 선보인 캐릭터 상품들이 일주일간의 판매에서 1억6000만원 어치나 팔려갔다. 팝업스토어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일에는 영플라자 하늘정원에서 정 작가와 팬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젊음(Young)’ 역시 올 한해 소비자들이 반응했던 소비 키워드이자, 롯데가 관련 이미지를 쌓기 위해 주력했던 마케팅 분야다. 롯데는 지난 10월 영플라자를 전면 개편하면서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온라인몰이나 길거리 브랜드, 편집매장 등을 대거 들여왔다. 영(young) 마케팅이 백화점의 화두가 된 배경에는 젊은 고객 유치가 중요해진 것 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들의 취향이 갈수록 젊어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40~50대 남성들도 20~30대 남성들이 주로 찾는 트렌디 상품군에 관심을 보여, 중장년층 남성들이 트렌디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을 정도다.
나현준 롯데백화점 매니저는 “지난해는 ‘소비 양극화’가 화두였다면 올해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면밀히 따지는 ‘스마트한 가치소비’가 주요 경향”이라며 “젊은 브랜드와 스토리가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었고, 다음해에도 이 같은 성공 요소를 반영한 상품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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