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위자료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크게 줄었다. 이미 피해자의 부모ㆍ자녀 등이 손해배상을 받아 형제ㆍ사촌 등에 대한 위자료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민사20부(부장 장석조)는 하 모씨 등 인혁당 피해자 유족 10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다만 원고별 위자료를 하향 조정해, 배상액 총액을 1심의 34억1000여만원에서 14억1000여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재판부는 “피해자 자녀나 부모 등 가까운 유족의 손해는 2009년과 2011년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돼 충분히 전보됐다”며 “이번 소송은 형제자매, 4촌 등 비교적 먼 유족의 2차 소송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사형이 집행된 피해자의 형제ㆍ자매에 대한 위자료는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사촌 형제에 대한 위자료는 1000만원에서 60만원으로 각각 대폭 깎였다.
재판부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사건이 고문에 의해 조작됐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법원은 재심을 통해 피해자의 누명을 벗긴 만큼 유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을 것”이라고 위자료를 조정한 이유를 덧붙였다.
한편 사형이 집행된 고(故) 도예종씨의 부인 신모 씨는 손해배상 청구권의 시효가 소멸해 배상받지 못하게 됐다. 재판부는 “신 씨는 재심 확정판결 전에 한차례 소송을 제기해 이미 배상받았다”며 “3년이 지난 후 다시 추가소송을 냈기 때문에 청구권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혁당 사건은 1975년 북한의 지령을 받아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민청학련을 조종하고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25명이 기소돼 8명이 사형을, 17명이 무기징역과 실형을 받은 사건으로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공안조작 사건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07년 사형으로 숨진 8명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이듬해에는 무기징역 등을 받은 피해자 9명에게도 같은 판결을 하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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