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재건축·재개발을 공공이 관리하는 ‘공공관리제’가 시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불분명한 가이드라인으로 현장의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공사 선정에 들어간 서초 우성 3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건설사마다 입찰제안서의 세부 항목을 다르게 해석해 서로가 ‘불공정하다’는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의 항의가 계속되자 관련사항을 서울시 주거재생과에 질의해둔 상태다.
공공관리제 시행 하에서 두번 째로 시공사 선정에 들어간 서초우성3차재건축 사업장의 문제는 시공사인 GS건설과 삼성물산 간 입찰제안서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입찰제안서 내 ‘특화품목’란에 삼성물산보다 월등히 많은 항목을 제시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GS건설은 특화품목으로 ▷발코니 전실 확장 ▷주방칼라 액정 TV ▷음식물탈수기 ▷지하 등 출입구 특화 ▷자이안센터 ▷세대내 엘리베이터 호출시스템 ▷지하 홀 천정재 특화 등 20개가 넘는 품목을 제시한 반면 삼성물산은 5개를 적어내는 데 그쳤다.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입찰 제안서 비교표’에도 위 사항은 그대로 명기된다.
삼성물산은 조합측에 이같은 비교표가 조합원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항의했다. GS건설이 제시한 특화품목 대부분을 삼성도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 공사 품목에 포함시켜 제안서에 표기되지 않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GS가 제안한 ▷커뮤니티 센터 ▷세대내 엘리베이터 호출시스템 ▷소음절감 층상배관 시스템 ▷지하홀 천정재 특화 등 대부분 사항이 삼성이 제출한 제안서에도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특화품목이란 일반적으로 무상으로 제공하는 품목을 의미한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서초우성3차 조합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특화품목이란 입찰 참여자가 조합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항목으로 산출조서와 도면(설계도)를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고정된 공사비 안에서 제공되는 무상품목을 과연 무상으로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식당에서 제공되는 밑반찬 가격을 공짜로 봐야할지, 밥값에 포함됐다고 봐야할지의 문제라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조합원들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결정을 미치는 ‘입찰제안서 비교표’에 특화품목이 과대포장돼 있다고 주장하고, GS건설은 조합의 입찰지침서에 충실하게 작성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최종 판단을 조합에 맡기는 쪽을 택했다. 서울시 주거재생과 관계자는 “발주자인 조합이 제시한 기준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시공사의 몫”이라며 “공공에서 이게 맞다 아니다라고 하기 어렵고, 조합에서 최종결정을 해야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문제는 공공관리제 하에서 공공의 승인을 받은 입찰제안서 비교표의 무게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주먹구구식로 작성되던 입찰조건표가 아닌만큼, 공정성을 위해 세부항목을 보다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