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ㆍ재개발을 둘러싼 ‘공공관리제’가 시행 2년을 맞았지만 불분명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건설업계에 파열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파열음이 터진 곳은 최근 시공사 선정에 들어간 서초 우성3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이다. 서초 우성3차 재건축 아파트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등이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한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두 건설사가 입찰제안서의 세부 항목을 둘러싸고 제각각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면서 예기치 않은 ‘불공정’ 시비가 붙은 실정이다.
조합 측도 예비 시공사간 설전과 항의가 잇따르자 이같은 내용을 서울시 주거재생과에 질의하는 등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입찰제안서내 ‘특화 품목’란에 삼성물산보다 월등히 많은 항목을 제시하면서 양사간 갈등이 불거졌다. GS건설은 특화 품목으로 △발코니 전실 확장△주방칼라 액정 TV△음식물탈수기△지하 등 출입구 특화△자이안센터△세대내 엘리베이터 호출시스템△지하 홀 천정재 특화 등 20개가 넘는 품목을 제시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5개를 적어내는 데 그치는 등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었다.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입찰 제안서 비교표’에도 위 사항은 그대로 명기됐다. 삼성물산은 조합측에 이같은 비교표가 조합원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항의했다.
GS건설이 제시한 특화 품목 대부분을 삼성도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 공사 품목에 포함시켜 제안서에 표기되지 않을뿐이란 게 삼성측 주장이다. GS가 제안한 △커뮤니티 센터△세대내 엘리베이터 호출시스템△소음절감 층상배관 시스템△지하홀 천정재 특화 등 대부분 사항이 삼성이 제출한 제안서에도 포함됐다는 것.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서초 우성3차 조합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특화 품목’은 입찰 참여자가 조합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항목으로 산출조서와 도면(설계도)를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고정된 공사비 범위안에서 제공하는 무상 품목을 무상으로 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삼성물산은 조합원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결정을 미치는 ‘입찰제안서 비교표’에 특화 품목이 과대포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GS건설은 조합의 입찰지침서에 충실하게 작성했을 뿐이라고 삼성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서울시는 특화 품목에 대한 최종 판단을 조합측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에서 이렇다 저렇다 결론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발주자인 조합이 제시한 기준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시공사의 몫이며, 최종 결정은 조합에서 내려야할 사안이다”고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관리제 시행이후 공공의 승인을 받은 입찰제안서 비교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게가 커졌다”며 “과거 주먹구구식로 작성되던 입찰조건표 대신 세부항목 등의 기본틀을 새롭게 만들어 공정성을 높이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