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를 깨고 지난해 이란의 한 회사에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장비를 판매하려 했던 사실이 25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이란 최대 휴대전화 전송망 사업자인 ‘MTN 이란셀’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주문서에 따르면, 화웨이의 이란 내 공급사는 MTN 이란셀에 미국 앤드루가 만든 셀룰러 타워(cellular tower) 안테나 36개를 1만4364유로(약 2000만원)에 팔겠다고 제안했다. 이 장비는 테헤란에 지난 2월 도착해 화웨이 창고로 운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MTN 이란셀은 해당 장비가 제재 대상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물품이 도착하기 전 화웨이와의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MTN 이란셀의 모회사인 MTN 그룹은 성명을 통해 제재 대상이 아닌 독일산 안테나를 주문했으나 “화웨이가 실수로 현지 협력체를 통해 미국산 제품의 정보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MTN 그룹은 “뒤늦게 실수한 것이 밝혀져 결과적으로 화웨이와의 계약은 취소됐다”며 “이는 MTN 그룹이 미국의 제재를 확실히 준수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빅 구양 대변인은 MTN 이란셀이 주문을 취소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화웨이는 모든 관련 국제법과 현지 법률 및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므로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이 이란에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장비 판매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중국의 이동통신장비 전문업체 중싱(ZTE)이 이란 최대 통신회사에 IBM 제품 등 미국산 컴퓨터 장비 수백만 달러어치를 판매했다는 보도가 나와 미 상무부와 법무부가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미국 하원정보위원회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와 중싱이 미국에서 인수·합병(M&A)하거나 미 정부 및 기업에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미 정부에 권고했다. 미국 안보 위협을 이유로 내세웠다.
화웨이가 이란에 미국산 장비 판매를 시도했다는 사실 등은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압박하고 있는 미 정가에 더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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