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우리는 매 앨범을 낼 때마다 결코 정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을 느낀다. 항상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그것이 우리가 음악을 만드는 이유다.”
3년 만에 6집 앨범 ‘더 세컨드 로(The 2nd Law)’로 돌아온 뮤즈(Muse)의 베이시스트 크리스 볼첸홈이 밝힌 뮤즈의 ‘존재의 이유’다. 런던 올림픽 주제가 ‘서바이벌(Survival)’에선 클래식적인 요소를 도입하며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경도되는 듯하더니, ‘매드니스(Madness)’에선 ‘싼티’로 폄하되는 덥스텝(Dub step) 사운드까지 수용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논란과 상관없이 뮤즈의 새 앨범은 발매 직후 영국 UK앨범차트 1위,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2위로 데뷔하며 이름값을 했다. 보컬 매튜 벨라미는 19일 앨범 유통사 워너뮤직을 통해 전한 인터뷰에서 “영화음악과 클래식 음악에 항상 관심이 있었고, 댄스 뮤직과 R&B도 좋아한다”며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늘 오픈 마인드였고 그것이 성공비결”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뮤즈의 변신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앨범 타이틀 ‘더 세컨드 로’는 ‘열역학 제2법칙’을 의미하는 물리학 용어다. 벨라미는 “앨범 작업 즈음 뉴스에서 나오던 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세계경제의 악화 등 온갖 글로벌 재앙들을 보면서 이 모든 문제들이 과도한 성장에 대한 우리의 집착에서 초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관련 자료를 찾아 읽다 ‘에너지와 에너지 간의 작용’에 관한 법칙인 열역학의 법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앨범의 주제를 설명했다.
지난 앨범 ‘더 레지스탕스(The Resistance)’와 이번 앨범의 차이점에 대해 드러머 도미닉 하워드는 “이번 앨범은 그 어떤 기존의 뮤즈 앨범보다 다양한 음악 장르로부터의 영감을 투영한 앨범”이라며 “우리에게 영향을 준 거의 모든 음악장르를 집약했다”고 말했다. 볼첸홈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매 앨범마다 새로운 시도를 해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뮤즈는 한 가지 음악만을 되풀이하는 밴드인 적이 없었다”고 설명을 보탰다.
뮤즈는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주제가 ‘서바이벌’를 부르고 성화 봉송에도 참여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벨라미는 “이 곡을 작업할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올림픽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며 “의도치 않게 앨범 작업을 끝냈을 때 올림픽 주최 측으로부터 폐막식 공연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고, 이런 굉장한 우연 덕에 이 곡이 런던 올림픽 주제곡으로 채택될 수 있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하워드는 “‘서바이벌’은 매튜가 솔로 피아노로 연주하거나 다 같이 몇 번 합주를 했었던 곡이었다”며 “주제가 의뢰를 받은 뒤 이 노래라면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행사가 갖는 의미와 스케일을 표현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덥스텝’의 차용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매드니스’에 대해 하워드는 “뮤즈에게 있어 이 곡은 한발자국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며 “그전에도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사용한 일이 있지만 이 곡을 통해 가장 새로운 시도를 이룬 것 같다”고 자평했다. 벨라미 역시 “우리에게 이 곡은 단 한 번도 접근한 적 없는 새로운 영역이었다”며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곡”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1999년 첫 정규앨범 ‘쇼비즈(Showbiz)’로 데뷔한 뮤즈는 지금까지 6장의 정규앨범을 통해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받아왔다. 뮤즈는 4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한국에도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