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유가증권시장을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거래대금이 다시 4조원 밑으로 내려가는 날이 잦아지고 주식 대차거래 잔고가 40조원을 넘겼다. 선물과 옵션 파생시장의 거래도 지지부진하다.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재차 도진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심리가 말라붙으면 증시의 수급이 원활할 리 없고, 주가의 상승이 이뤄지기 힘들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2000대를 회복하면서 유가증권시장으로 몰려들었던 자금은 최근 다시 7~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달들어서만 2일과 9일, 12일 사흘간 거래대금이 4조원 밑으로 내려갔고 5조원을 넘어선 날은 하루도 없었다. 외국인 자금도 이달들어 15일까지 지난달에 비해 16조원이 빠져나갔다.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는 유동성이 줄고 있는 와중에 ‘하락 배팅’은 늘었다.
주식대차거래잔고가 9월 중순 이후로 4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코스피가 2000선을 터치한 지난달 말에는 43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린 규모를 뜻하는 대차잔고는 통상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늘어난다. 대차잔고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하지 않은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없는 주식을 꿔서 팔고(공매도) 나중에 주가 하락시 되갚으면서 차익을 챙길 목적을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대차잔고거래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올들어 국내 증시 수급을 좌우해온 외국인이 국내 증시 하락을 예상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차잔고 증가가 꼭 코스피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나, 적어도 긍정적은 아닌 만큼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한국시장을 향한 투자자의 불안한 시각은 현물 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선물 거래규모가 옵션만기 이후 크게 줄어든 것이다. 15일과 16일 거래량도 18만 계약과 15만 계약에 그쳤다.
연저점을 갱신한 환율 하락도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서 차익을 얻고 이탈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했을 시 외국인의 유동성 유입보다 국내 경기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다만 추세적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는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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