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소문은 누가 흘린 걸까.’
최근 이상급등이 나타난 종목에 대주주의 지분 처분이 잇따르면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거품’이 사라지기 전 ‘지분 폭탄’을 던졌다는 점에서 시세 조종세력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도 나온다. 위법 증거가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의혹을 살 만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만 살펴봐도 그렇다. 지난달 26일 계열사인 극동건설의 1차 부도가 알려지면서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간 웅진홀딩스는 바로 전날 주가가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기관 매수세가 두드러졌고, 이에 개인투자자도 함께 올라탔다(표참조).
법정관리 직전의 수상한 상한가에 내부자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웅진홀딩스는 평소 거래량의 7배가 넘는 물량이 터졌다.
웅진그룹을 담당하는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이날 시장엔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인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로부터 빌린 530억원을 갚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면서 “당초 만기보다 사흘 앞서 갚으면서 기관을 중심으로 웅진홀딩스의 자금 사정이 나아졌다는 착시 투자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위험을 인지한 특정 세력이 자신의 물량을 빼기 위해 인위적인 개입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열사 부도를 앞둔 회사가 또다른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을 미리 갚았다고 소문이 난 것이 석연찮다는 설명이다.
윤석금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 씨가 법정관리 신청 바로 전날 자신이 보유한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00여주 전량을 장내매도로 팔아치운 것도 의문을 더한다. 폭락이 예상되는 하루 전 내부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웅진 건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은 지난 8일 국감자료를 통해 “웅진 오너가(家) 및 임원진이 웅진코웨이 주식을 법정관리 신청 직전 매각한 행위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적이익을 취한 것으로 충분히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종목 시세와 맞물려 주주의 도덕적 해이가 지적되는 것은 웅진뿐만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주가의 거품이 걷히기 전 정확히 타이밍을 맞춰 매도한 ‘투자 스킬’이 대단한 대주주는 또 있다.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한 써니전자와 미래산업은 아예 기존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대주주가 바뀌었다.
대표이사가 과거 안랩 임원이란 사실 하나만으로 안철수 관련주로 편입된 써니전자는 최대주주 부자가 올 초부터 주가가 꾸준히 오른 틈을 타 끊임없이 지분을 처분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최대주주가 아예 아들로 바뀌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들이 지분 처분으로 얻은 차익만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시 안철수 후보의 인연으로 테마주로 분류된 미래산업은 대주주가 지분을 몽땅 털어냈다. 주당 200원대의 동전주였던 미래산업은 안철수 바람이 불면서 2245원까지 10배 이상 폭등했지만 최대주주이던 정문술 씨와 그의 부인이 고점에서 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 주가는 다시 500원대로 폭락했다. 주식을 팔아 이들 부부는 442억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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