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2차 매각공고 마감을 앞두고 매각 저지를 위한 내부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노동조합은 물론, 중간 관리자 모임인 관리자협의회까지 나서 회사 매각을 전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안 그래도 KAI 매각 일정이 대선 등 정치 일정과 겹치고, 인수 의향을 보이는 기업이 대한항공 한 곳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은 매각 일정에 상당한 차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KAI 등에 따르면, KAI 관리자협의회는 최근 KAI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관리자 협의회는 KAI의 중견 간부급인 팀장(공통직 관리자)과 직장(생산직 관리자)이 속한 단체다.
KAI 관리자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KAI의 지분 매각이 국가 항공산업의 미래보다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 위한 졸속행정으로 추진되고 있어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낀다”며 “대한항공 밀어주기식 KAI 지분 매각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조에 이어 협의회마저 지분 매각을 반대한 것은 현 상태로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대한항공으로 지분이 넘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AI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7일 2차 매각 공고를 냈다. 2차 매각 공고 마감일인 27일까지 대한항공 외에 다른 회사가 인수 의향을 밝히지 않으면 국가계약법에 따라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 수의계약으로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KAI 노조는 물론, 중간 관리자까지 모든 직원들이 대한항공 인수를 반대하는 것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때문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한 후 아직 졸업하지 못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해마다 급증해 현재 830%에 이른다. 따라서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면 항공기 산업에 대한 투자여력이 없는 것은 물론, 대한항공의 부실이 KAI까지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
또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면 중복 분야의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십여 년간 어렵게 확보한 엔지니어들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KAI 내부에서 감돌고 있다. 이밖에 물류 유통업체가 항공 산업이라는 제조업을 육성해 나갈 능력도 없다는 평가도 있다.
KAI 관리자협의회 관계자는 “항공산업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특정 재벌 밀어주기식 매각 추진은 중단되야 한다”라며 “지분 매각 반대 투쟁을 전개해온 노조에 관리자협의회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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