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26일 “은행과 보험, 증권 등을 비교해보면 업권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자본시장을 키우려면 은행이나 보험에 예치한 자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우리 기업 가치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경영자 조찬회에서 주요 CEO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6월 기준 증권사의 순익은 전년 대비 72%나 줄고 62개사 중 21곳이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장기투자자금인 기관투자 자금에 비해 외국인 등 단기 자금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에서 기관투자가 비중이 13%로, 외국인(31%)의 1/3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박 회장은 “미국 49.1%와 영국 71%인 기관투자가 비중에 비하면 국내 기관투자가의 역할 확대는 절실하다”면서 “특히 은행이나 보험 등 타 업권으로 흘러간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장기투자가 가능한 퇴직연금의 자본시장 투자 활성화를 통한 기관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보장형이 94%,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이 5.5% 수준으로 조성돼 자본시장이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
그는 “호주의 경우 퇴직연금이 자본시장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주식시장 발전이 이뤄졌다고 말할 정도로 기관투자자금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물론 금융투자업 스스로도 운용 능력 등을 키워 자금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겠지만, 고령화가 심각한 국내 시장의 경우 노후 안정화를 위해서도 퇴직연금의 자본시장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주식은 위험자산’이란 인식에 따라 적용됐던 금융투자업에 대한 각종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예금은 909조원, 보험은 494조원인 데 반해 펀드자금은 298조원에 불과하다”면서 “은행과 보험도 기관투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심각한 업권불균형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금융투자 관련 비즈니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올들어 대외불확실성에 하루 거래대금이 4조6000억원(4~6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33% 줄어들면서 수수료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그는 “증시 관련 비즈니스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공급 쪽 규제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로 원활한 수급만이 해결할 수 있다”면서 “국내 자본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선진국 수준으로 개방돼있는 반면, 이머징 국가로 분류돼있어 해외 기관투자가의 장기투자자금이 유입되기보다는 단기 성격 자금이 들어와 국내 기관투자 역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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