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김모(36) 씨. 지난 4월 서울 구로구에 주차돼 있던 택배차에 몰래 올라타 몰고 도망쳤다. 택배차에는 400만원어치의 물품이 들어가 있었다. 김모 씨는 이 물품을 훔칠 요량이었다. 그러나 20분 쯤 지나 길가에 주차돼 있던 소형 봉고차를 들이받았다.

결국 택배차를 훔치려던 김모 씨는 절도와 함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검찰은 김모 씨를 기소 1심 재판에서 징역 8월을 선고 받았다.

법원이 새 인생을 살고 싶다는 절도범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항소한 김모 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털어놨다.

애절(哀切)한 스토리였다.

김모 씨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김모 씨의 아버지는 폭행을 일삼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김모 씨의 어머니는 자살했다. 이후 김모 씨는 가출을 했고, 구두닦이와 중국집 배달일 등을 하며 어렵게 생활했다.

서른 즈음, 김모 씨는 인생에 회의를 느꼈고,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이때 우연히 포항에 있던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다시 아버지를 만났다.

자신에게 폭행을 가했던 아버지였지만, 김모 씨는 희망을 가졌다. 20년만에 느끼고 싶었던 행복감이었다.

그러나 그런 감정도 잠시. 아버지는 김모 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생활보호대상자 신분이 취소될 수도 있다. 내 곁을 떠나 달라.”

모든 것이 싫어진 김모 씨. 서울로 돌아와 자살을 결심했다. 그러나 자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김모 씨는 이 때 ‘교도소에라도 가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심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읊조렸다.

1심 판결 이후 약 5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던 김모 씨는 구치소에서 새로 태어났다.

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 진료를 받았고, 안정을 되찾았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미래 계획도 세웠다.

김모 씨를 곁에서 지켜봐 온 구치소 직원 이모 씨는 김모 씨의 항소심 법정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김씨가 새로운 인생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2부(이성구 부장판사)는 20일 김모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75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 물품을 모두 되찾았고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인한 피해도 크지 않다”며 “김씨의 어려운 사정과 주변인 진술 등에 비춰 강제 교화보다는 생업에 종사하며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날 기회를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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