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파생상품거래세가 도입되면 현물 시장에 대한 거래 위축과 금융투자업계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오히려 세수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세수 확보와 투기적 투자수요를 배제하기 위한 파생상품거래세가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파생상품거래세, 세수 효과는 없고 증권사는 죽는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선물 0.01% 및 옵션 0.1%의 거래세 부과시, 선물 거래대금은 33조9000억원에서 26조4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옵션 시장도 거래대금이 1조2600억원에서 1조11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동일 조건에서 유가증권시장 역시 거래량이 5조2000억원에서 최대 4조9200억원으로 줄고, 이에 따라 연간 정부가 걷어가는 거래세는 종전에 비해 연간 1100억원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표 참조)
이처럼 정부 예상과 달리 파생상품거래세 도입 시 세수 효과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분석은 파생 상품의 거래가 통상 현물 유동성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거래에는 위험회피(헤지)를 위해 현물 거래가 동시에 수반된다.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 선물이나 옵션 거래에서 상승과 하락 시를 대비해 해당 기초자산의 매수와 매도에 나서는 헤지 거래가 줄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유동성이 줄 수 밖에 없다.
거래가 위축되면 증권업계 수입 감소는 불보듯 뻔하다. 특히 최근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나선 증권업계로선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9~2011회계연도에 전체 증권사의 금융투자상품 수수료 수입에서 선물ㆍ옵션 수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3%에서 12.4%로 늘었다”며 “파생상품거래세가 도입되면 증권사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거래세 부과 유일 국가 대만도 부정적=세계에서 유일하게 파생상품거래세를 부과하고 있는 대만의 학자도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에드워드 차우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 전 기자들과 만나 “대만의 경우 대만지수 관련 선물이 싱가포르에도 상장돼있는데 싱가포르에서 거래하는 것보다 대만에서 거래하는 비용이 2배가 된다”면서 “외국인투자자 이탈 등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으로 겪은 대만 시장의 문제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은 신중히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국도 이대로 가다가는 MSCI(모건스탠리코리아인터내셔날) 한국 지수 파생 상품이 거래되는 싱가포르로 한국 파생상품 거래자들이 터를 옮기면서 KOSPI200의 힘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 정부는 이 같은 부작용을 인지하고 파생상품거래세율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1998년 0.05% 세율로 선물거래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대만의 현재 세율은 0.004%에 불과하다. 도입 첫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비용은 1%대로 고꾸라졌지만 거래세율 인하로 지난해 말 9.5%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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