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들의 승부욕과 체력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2 ‘출발! 드림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 때 ‘스타 등용문’이라 불릴만큼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 냈고, 또 ‘재발견’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 ‘드림팀’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이가 있다. 큰 키에 탄탄한 근육질 몸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꽃 튀는 레이스를 통해 강한 승부욕을 발휘하는, 박재민이다. 각종 광고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종영된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도 얼굴을 비췄다.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 연예통신’의 리포터로 활약했고, 현재 ‘출발! 드림팀’에서 맹활약 중이다.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이 소속돼 있는 HB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도약에 나선 박재민.
★ 비보이, 나의 고향
비보이 출신, 이력이 매우 눈에 띈다.
“중학교 때부터 비보이 활동을 했어요. 일찍 비보이를 시작했는데, 사실 비보이로는 그다지 유명해지지 못했어요. 어깨 탈골 등 부상도 잦았고,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한계가 드러났죠”
하지만 다른 곳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다.
“그러던 중 비보이 대회에서 사회 볼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진행자로 나섰어요. 공연이 있으면 무대에 올라 MC를 봤죠. 그게 고등학교때부터예요. 비보이가 2000년부터 한류열풍과 더불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언론에서도 대회에 관심을 가졌고, 중계방송이 시작됐죠. 그렇게 대회 MC를 하면서 몇 번의 기획사의 러브콜도 받았지만, 연예계는 전혀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거절했었죠”
비보이 MC 이후 그의 인생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2009년 학부 졸업을 앞두고, 유학을 가겠다고 준비를 했어요. 떠나기만 하면 될 정도로 모든 준비를 마쳤죠. 그런데 비보이, 그리고 비보이 대회에서 MC를 봐온 10년의 시간이 아까운거예요.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있으니, 부모님께 3년의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나서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경우, 유학을 가겠다고요” 부모님은 아들의 고집, 뜻을 알고 흔쾌히 허락 해주셨다. 그리고 올해가 3년째.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스스로는 예상 했던 것보다 성과가 있는 것 같아요(웃음)”
모험을 시작한 그였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연예게 입문부터 고난의 연속이었죠. 방송을 갓 시작했을 때 PD님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고, 제 의도와 달리 좋지 않게 비춰진 면도 있었죠. 속상하기도 했지만, 제가 워낙 정신력이 강하거든요(웃음). 그리고 저를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제 편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요”
아무래도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데에는 서울대학교라는 학력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을 터.
“‘배우겠다’는 신인의 마음으로 발을 내딛었지만 사람들은 저를 그렇게 봐주지 않더라고요. 공채도 아니고, 연극영화과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적인 분야에 오랫동안 몸 담고 있는 것도 아닌 저에게 처음부터 마음을 여실리가 없었죠. 유학길을 포기할 정도로 큰 결심을 하고, 제 인생의 큰 도전을 했는데 냉혹한 현실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박재민의 도전에 가장 놀랐을 사람을 부모님일 것이다.
“많이 놀라셨어요. 욕심이 많아서 한 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성격이거든요. 10년 동안의 길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훗날 나이가 들어서 돌아봤을 때,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도저히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비보이 대회에서 MC를 보고, 공중파 데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남다른 욕심과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존심 덕분에 이뤄질 수 있었다.
“‘너의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은 무엇이니?’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무조건 비보이라고 말할 거예요.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일본의 비보이들이 나와서 헤드스핀을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봤어요. 그게 중 1때였죠. 그 후로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사진, 잡지를 보고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더 흥미를 키웠죠. 유명한 프로팀에 소속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고요. 실력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느낀거예요. 하지만 비보이 세계를 떠나겠다는 생각보다 다른 곳에서 이들과 함께하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던 차에 진행자로 전향하는 방법을 발견한거고요”
그렇게 박재민은 ‘서울대 출신 비보이’라는 수식어를 하나 얻게 됐다.
“비보이 활동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는데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에 감사함과 행복함을 느꼈고요. 무엇보다 비보이를 했기 때문에 방송을 하게 됐고, 연예계 데뷔를 이룰 수도 있었잖아요. 지금은 또 비보이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로서도 활동하고 있고요”
어쩌면 그의 인생 모든 부분을 ‘비보잉’이 좌지우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비보이’는 ‘박재민’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방송에서 춤추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해요. 그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혹시 추다가 어깨가 탈골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그럼 모두가 곤란해지잖아요. 그런데도 선뜻 추겠다고 이야기를 해요. 이유는 그렇게라도 비보이가 방송에서 비춰졌으면 좋겠어요. 저에게 비보이는 고향같은 존재예요. 늘 그립고,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죠”
★ 유재석, 그는 나의 롤모델
이제는 진행자로서 뛰어오를 때가 된 것 같다.
“ 연예계의 목표는 MC로 성공하는 거예요. 지금 저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이기 때문에 연기도, 예능도 모두 배운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친근감 있게 대중들의 위에서 군림하기 보다는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방송인이 꿈입니다”
그런 면에서 개그맨 유재석은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모든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어요. 유재석 선배님을 보고 많은 대중들이 친근함을 느끼고,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비록 만족시켜 드리진 못하더라도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금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보는 이들이 웃음을 지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연예계의 목표는 ‘친근한 MC’라면, 한 남자로서 인생의 목표는 ‘멋진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인생의 목표는 멋진 가정을 꾸리는 거예요. 욕심이 많지만, 지금 하는 모든 것을 ‘가정’을 위해서는 모두 포기할 수 있어요. 그 정도로 저의 가장 궁긍적인 목표죠. 지금 하는 모든 일이 멋진 가정을 위해 나아가는 길과도 같아요”
박재민은 꿈을 위해 분주하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 5시간. 오늘도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
“일 열심히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저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 스스로에 대한 욕심은 오케이!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것을 탐하지 않는 것. 그게 저의 철칙이에요”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다부진 각오를 다지는 박재민. 그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당장의 계획을 멋드러지게 풀어놓을 만큼 인지도가, 또 능력이 많은 것도 아니에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죠. 지금 하고 있는 방송을 열심히 하면서 대중들에게 조금씩 얼굴을 알리고, 제가 원하는 길을 향해 묵묵히 향할 거예요. 꿈을 이루는 시간, 앞으로의 길을 멀리 보고 있기 때문에 조급하지는 않아요. 조금씩, 꾸준히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갈거예요. 기대해주세요!”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사진 김효범 작가(로드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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