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태풍 ‘볼라벤’이 한국을 강타했다. 역대 5위에 해당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태풍의 영향으로 상당수의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는 임시 휴업을 했다. 그런데 자녀들의 휴업에 울상짓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맞벌이 부부들이다. 갑작스런 휴교령에 아이 맡길 곳을 찾아 사방팔방으로 연락을 하고, 맡길 곳이 생겼더라도 거센 비바람을 뚫고 그곳까지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연차 휴가를 내고 싶지만 회사일 역시 걱정이다. 집에서도 회사에서처럼 원활하게 업무를 볼 수 없을까? 그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스마트워크’다.

스마트워크는 흔히 재택근무와 비슷한 의미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스마트워크의 핵심은 네트워크를 통해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환경 하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으면 집 뿐만 아니라 스마트워킹 센터, 카페, 도서관 심지어는 걸어 다니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워크다. 과거에 재택근무를 한다고 하면, 사무실에서 노트북과 한 뭉치의 자료들을 다 챙겨갖고 와야 했다. 그러나 스마트워크는 집에서 쓰는 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로 간단히 회사 서버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자료는 물론 업무용 소프트웨어까지도 따로 단말에 저장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불러 쓸 수 있다. 이메일 열람, 복무처리, 화상회의, 보고서 작성 등 평소 회사에서 하던 일을 어느 장소에 있든 그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스마트워크가 한결 수월해졌다. ‘다이렉트 리더’라는 모바일 앱은 회사 PC와 사내파일 서버 등의 문서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열람할 수 있게 한다. 별도의 관리 서버까지 있어 보안도 문제 없다.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폴라리스 오피스’는 국내 앱스토어 비즈니스 카테고리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으로 작업한 문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상에서 편집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 앱은 PC에서 사용하는 모든 문서를 모바일에서 사용 가능하게 해준다.

해외에서는 이미 스마트워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연방정부 간부들의 스마트워크 참여율이 40%에 이르고,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은 9만명 직원 중 87%가 스마트워크 체제로 근무 중이다. 지진으로 전력부담이 증가한 일본은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자사가 개발한 재택근무 지원 시스템 ‘화이트 클라우드 데스크탑 서비스’를 그룹 전체에 전면 도입해 PC없이 아이패드로 자택이나 출장 중이라도 사무실에 있을 때처럼 작업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소프트뱅크는 올 여름 전기비를 전년 대비 40%나 감소시키는 효과도 얻었다.

스마트폰 이용자수 3000만명 시대를 맞아 이제 스마트워킹은 선택이 아닌 기업의 필수항목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스마트워킹 = 휴가’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누가보든 안보든 열심히 일하겠다는 마음가짐이야말로 그 어떤 앱보다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 듯 싶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kimjaepil@kt.com


bon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