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도운(인천) 기자] “신속한 현장 대처 수습을 하지 못한 부분은 잘못됐지만, 사건 당시 경찰관의 근무 상황을 보면 징계까지 해야 하는지, 경찰 사기 문제도 있고….”

인천 부평시장 ‘묻지마 폭행’ 사건과 관련, 당시 피해 여성의 애절한 도움 요청에 안일하게 대처한 경찰관들의 처분을 놓고 인천지방경찰청과 인천삼산경찰서가 고심을 하고 있다.

24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4시5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시장 내 골목길에서 벌어진 ‘묻지마 폭행’ 사건 당시 피해 여성 3명 중 A(26) 씨가 목숨이 위태로운 위급 상황에서 도망나와 마침 지나가던 33호 순찰차를 발견, 도움을 요청했는데 순찰차에 있던 경찰관들의 대처가 언론 보도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경찰청은 그동안 감찰조사를 통해 사건 당시 순찰차에서 근무중이던 인천삼산경찰서 중앙파출소 소속 B(47) 경사와 C(27) 순경은 피해 여성 A 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상황을 들은 뒤 바로 뒤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31호 순찰차가 사건 현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33호 순찰차는 이날 거의 같은 시간대 다른 절도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태이고, 31호 순찰차는 ‘묻지마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따라서 33호 순찰차에 있던 B 경사는 31호 순찰차와의 거리가 불과 150m 떨어진 곳이였기 때문에 자신들의 임무는 절도 사건 현장을 가야하는 입장이어서 뒤에 오고 있는 31호 순찰차가 당연히 처리할 것이기에 현장을 떠난 것이다.

이미 무전으로도 교신을 통해 사건에 대한 상황을 알린 상태라는 것.

인천경찰청은 두 경찰관 입장에서의 임무 상황을 놓고 볼 때 징계를 해야 하는지 고심을 중이다. 또한 징계 소지가 경찰관의 사기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부 시각에서는 33호 순찰차 임무가 있다 하더라도 목숨이 위태로운 위급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사건 현장을 가야했다는 여론이다.

절도 사건 보다 사람 생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건 현장을 수습하고 뒤 따라 온 31호 순찰차에게 인수인계해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경찰관들이 바로 뒤따라온 다른 순찰차에 사건을 인계하기는 했지만 신고 접수 즉시 폭행 용의자 2명에 대한 검거에 나서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시 폭행을 당한 A 씨 일행은 “경찰이 차 안에 앉은 채 이것저것 물어보고 나서 다른 사건 현장으로 사라졌다”며 “신고자가 경찰과 이야기 하는 중에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폭행이 이어지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고 즉시 경찰관이 차에서 내려 폭행 장소로 갔더라면 범인들을 현장에서 잡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경찰관의 현장 판단과 초동조치 등에 대한 감찰 결과를 곧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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