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민상식·서상범 기자] 한·중·일 3국이 영토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연쇄충돌 중이다. ‘신냉전시대’, ‘새로운 화약고’란 수사도 나온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은 처음이다. 세나라의 갈등은 국민감정까지 겹쳐 격렬한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두 개의 이름을 가진 분쟁지역들은 피로 얼룩진 과거사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세 나라의 리더십은 이전투구 양상이다. 3국의 지도부는 영토분쟁에 경제적 이해 등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예민한 문제를 둘러싸고 대치 중이다. 동북아를 균형감있게 지탱해줄 리더십이 붕괴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먼 이웃들은 더 멀어져가고 있다.
한·일간에는 양국 정상과 정치인들이 독도, 위안부, 일왕(日王) 등을 두고 감정섞인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중·일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문제로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올해 수교 40주년을 맞은 양국관계는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한중 관계도 김영환 고문 사건과 역사 왜곡 등 갈등 요인으로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문제는 한·중·일 3국 사이에 얽히고설킨 문제들이 단숨에 해결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이와중에 동북아 3국의 지도자들이 정권교기를 앞두고 강경노선을 폄으로써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한국은 12월 대선, 중국은 10월 지도부 교체, 일본은 하반기 총선을 앞두고 있어, 3국 정부의 리더십은 불안정한 실정이다. 영토 문제 등 대외적으로 긴장감을 조성해, 국내 정국의 장악력을 높이고, 반대세력들의 입김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부 결속용’이라는 얘기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대선 등 선거를 앞두고 있는 세나라가 국내적으로 이같은 정치상황을 유도해 일시적으로 폭발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외교적, 경제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회복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경제위기와 사회불안심리 탓에 보수성향이 짙어진 국민감정도 국가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경기침체와 저성장, 중국 내부의 사회불안 등은 민족주의를 부추겨 보수세력에 힘을 실어주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임혁백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3국의 영토분쟁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면서 “3국은 동아시아 공동체로 발전해야하는데 민족주의 강화, 정치권의 영토분쟁화 탓에 분쟁이 이어지는데 이는 결국 각국 극우세력에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동북아 3국은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갈등 구조 속에서도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갈등을 관리할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대립과 갈등의 봉합을 반복하는 역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도경·민상식·서상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