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인턴기자]또 ‘떼빙’이다. 도로를 점령한 이번 주인공은 바로 대형 오토바이인 ‘할리 데이비슨’. 전북 광주 시내를 무리지어 달리는 이들 할리 데이비슨 동호회의 떼빙 영상은 공개와 동시에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며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월 한 외제차 동호회의 ‘무리주행’이 문제된 지 한 달 만에 발생한 사건이기에 더 큰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광주 할리데이비슨 떼빙’ 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수십 대의 대형 오토바이들이 도심도로를 단체로 달리며 어이없는 풍경을 연출했다” 며 당시 촬영한 블랙박스 동영상을 게재했다.

오토바이들이 줄을 지어 달린 곳은 전남 광주 시내의 ‘필문대로’. 영상 속 오토바이들은 대열 맨 뒤에 위치한 1톤 트럭의 보호를 받으며 느린 속도로 4차선 대로를 달렸다. 도로의 2차로를 점유한 이들의 행렬은 이후 약 2분 동안 지속됐다. 문제는 이들의 행진이 다른 차들의 주행을 방해하고 두려움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상의 약 40초 부분에서 1차로의 자동차들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리에 선다. 직진주행 구간이 끝나고 좌회전 구간이 시작돼 직진을 해야하는 운전자들은 이 지점에서 2차선으로 차로를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2차로를 오토바이 행렬이 차지하면서 차선변경이 불가능해졌다.

이어 오토바이 동호회원들은 자신들의 대열을 흩뜨리지 않기 위해 정상신호를 받아 좌회전 하는 차량을 막아서기도 했다. 도로위에 선다는 불안감이나 타인을 향한 미안함은 전혀 없었다. 심지어 행렬을 에스코트하는 역할로 보이는 한 회원은 다른 회원들이 모두 차선을 빠져나갈 동안 자신의 오토바이를 도로 한 가운데에 세워두는 대담함도 보였다.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으며 해당 커뮤니티 내에서 인기글로 지정된 이 글은 이날 밤 갑자기 삭제돼 할리 데이비슨 동호회 회원들의 요청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이미 온라인 상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해당 영상은 더 큰 논란만 키울 뿐이었다. 동호회에서도 이 같은 ‘논란의 조짐’을 직감했다. 또 한 번 공개된 떼빙 영상에 누리꾼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자 해당 동호회는 신중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동호회 관계자는 21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불편을 끼쳤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다만 자동차를 막아서고 단체로 움직인 것은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대형 오토바이의 특성상 회전 반경이 크고 속도가 느리기에 오히려 따로 다니는 것이 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오토바이들이 자동차들 사이에 여기저기 섞여 무질서하게 움직인다면 그것이 더 위험 할 것” 이라며 단체주행의 타당성까지 주장했다.

게시물 작성자의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자동차전용도로로 진입하기 전 교차로 다리 밑에 커다란 공터가 있다. 그곳에서 회원들이 모여 인원을 체크하기 위해 갔을 뿐, 자동차전용도로에 진입한 사실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지난 7월 1일에는 폭스바겐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이 중부고속도로를 무리지어 달리며 고속도로 한 가운데를 막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현재 우리 도로교통법은 2대 이상의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정당한 사유 없이 앞뒤 또는 좌우로 줄지어 통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도로교통법」 제46조제1항). 이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운전면허를 취소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가 정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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