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전현무 아나운서 본인은 가만히 있는데 프리랜서 선언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탑밴드’ 8강전이 펼쳐진 녹화장에서 만나 “언제 회사를 그만두냐”고 물어봤지만 사람들이 있어 즉답을 피했다. 현재까지는 “구체화 되면 밝히겠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때를 기다리는 듯했다.

지상파 3사 방송사 소속 유명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것은 전에도 종종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현무는 계속 ‘프리랜서 선언설’만 이어져 오고 있다.

여기에는 예능의 끼를 지닌 전현무 아나운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여기저기 땜방식 투입을 일삼았던 KBS에 전현무 아나운서가 계속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의 딜레마는 프리랜서 선언 여부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 아나운서 신분으로 열심히 ‘남자의 자격’ ‘불후의 명곡2’에서 뛴 결과 ‘정체성’이 거의 예능인으로 돼버렸다. 아나운서로 웃기는 것과 예능인, 코미디언으로 웃기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전현무는 ‘남격’에서 진지함을 벗어던지고 한없이 망가지며 웃음을 주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토크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전현무가 쿡쿡 찌르는 건 잘해도 이를 받아줘야 살릴 수 있다. 예능은 리액션이라 하지 않았나.

이경규는 김국진 이윤석과 확실하게 물려있다. 아웃사이더 김태원은 그 사이를 절묘하게 들어갔다. 윤형빈은 웃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포기하더라도 그 체제를 인정했다. 양준혁은 기본적으로 예능인의 끼와 감각이 결여돼 있다.

전현무가 KBS 사직후 아나운서가 아닌 예능인의 자격으로 이들 예능인과 맞짱을 뜨면 불리하다. 이 점에서 전현무는 김성주 아나운서보다 훨씬 힘들어진다는 게 기자의 예상이다.

김성주는 아나운서의 느낌을 가지고 MBC를 나왔다. 처음에는 ‘예능 정글’에서 엄청나게 고전했지만 ‘슈퍼스타K’ 등 아나운서의 역량을 살린 MC로 재기했다. 오디션 진행자로서 김성주는 웃음 포인트에서는 신동엽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세지만 “60초 뒤에 뵙겠습니다”고 말하는 진행자 포스로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주가 비호감이 된 것은 예능을 못해서가 아니라 MBC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는 도중에 과거 동료들을 저버리고 MBC 올림픽 방송 중계진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성주는 “회사가 어려울 때 MBC를 위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스스로 무덤을 팠다.

전현무도 KBS 파업중 열심히 예능에 참가했다. 하지만 전현무는 예능인의 느낌이 강하게 나서인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KBS와 MBC의 파업 강도 차이도 있었다. 전현무는 KBS 아나운서실내에서도 아나운서적 동질감으로 묶여있지 않다.

전현무가 프리 선언후 예능인으로 성공하기도 만만치 않은 것과 덧붙여 앞으로의 고민이 몇 개 더 있다. 전현무 본인 스스로 웃기려는 열의와 KBS의 무분멸한 전현무의 활용이 합처져 전현무의 ‘밉상’ 캐릭터가 실제인지 컨셉인지 구분이 안가게 됐다는 것이다. 열심히 웃기려고 ‘밉상' 캐릭터를 부각시키다 실제 ‘밉상'이 돼버렸다는 점이다. 실제 ‘남격’에서 주위 사람들의 평이 그렇다. 전현무에 대해 이경규 등 ‘남격’ 멤버들은 “진정성이 없다. 나댄다. 가식적이다. 전부 설정이다”라고 말하곤 했다.(전현무가 ‘남격’에서 하차하자 요즘 이경규의 독한 토크는 김준호를 향하는 듯 하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도 전현무가 호감과 비호감 사이에서 힘든 행보를 걸어야 한다.

전현무가 ‘프리’를 선언하면 KBS 프로그램을 3년간 못하게 되는데, 이 또한 전현무가 예능에 적응할 수 있는 여지를 크게 좁히는 장애요인이다.

wp@heraldm.com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