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에페 연장 종료직전 찌르기 성공

2012 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정진선(28ㆍ화성시청)은 경기가 끝나자 목놓아 울었다. 자신을 아들같이 아낀 양달식(51) 화성시청 감독과 투병 중인 아버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피스트를 내려 온 정진선은 “양 감독님은 아들처럼 항상 내게 신경을 써 주신다”면서 “집에도 못 가고 훈련을 같이하면서 많은 고생을 하셨다”며 울먹였다. 정진선은 이어 “감독님이 오셨으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 같다. 감독님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한국 펜싱 국가대표 정진선(왼쪽)이 1일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 3,4위전 웨스턴 켈시(미국)와의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 지은뒤 환호하고 있다. 20120801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g
한국 펜싱 국가대표 정진선(왼쪽)이 1일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 3,4위전 웨스턴 켈시(미국)와의 경기에서 동메달을 확정 지은뒤 환호하고 있다. 20120801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g

정진선은 발안중학교 때 양 감독의 눈에 띄어 처음 펜싱을 시작했다. 그 후 양 감독은 정진선을 아들처럼 돌봤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정진선에게 칼과 마스크를 사 주고 해외 전지훈련을 보내준 것도 양 감독이었다. 동료들과 달리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정진선에게 자신의 소속팀인 화성시청에 입단하도록 이끈 것도 그였다. 양 감독의 영향으로 정진선은 손잡이가 길쭉한 프랑스식 검을 쓰게 됐다. 대부분의 펜싱 선수들은 손잡이가 총모양으로 생긴 벨기에식 펜싱 검을 쓴다.

경기 스타일도 양 감독의 영향이 컸다. 이날 세스 켈시(미국)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 종료 20초 전, 정진선에게 승리를 안긴 주특기인 ‘발 찌르기’도 양감독의 스타일을 그대로 배운 것이다.

정진선은 또 한 번 진짜 아버지 생각에 울었다. 정진선의 아버지는 현재 간질환으로 투병 중이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m.com <런던=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