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당 내 실세들의 몸값이 폭등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박계 그룹의 수장 격인 이재오, 정몽준 두 의원을 향한 2위원 주자들의 러브콜이 끊임없다. 민주당 역시 당 내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과 고 김근태 의원을 추종하는 계파에 대한 구애가 뜨겁다.

23일 새누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오 의원은 지난 주말 김문수, 임태희, 김태호 등 경선 후보들과 잇달아 만났다. 경선 불출마 선언 이후, 각 후보들의 끊임없는 면담 요청을 한사코 거절했던 이 의원이 오랜만에 당내 경선의 한 가운데로 들어온 것이다.

이 의원은 불과 몇일 전만 해도 자정까지 집 앞에서 기다리던 후보들을 피해 다닐 정도로 경선과 거리를 뒀다. 비록 세력이 약화했지만,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는 그가 4명의 비박계 후보들과는 일정 거리를 유지했던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주말 연쇄 회동이 비박계 표의 응집, 나가서는 비박계 후보의 단일화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새누리당 대선 경선 결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측 관계자들은 겉으로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분들의 의례적인 만남”이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후보측 관계자들은 “그래도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심 숨기지 않았다.

정몽준 의원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경선 불참 선언 이후, 한동안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던 정 의원은 최근 경선 후보들과 전화 통화, 그리고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다시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정 의원측 한 관계자는 “경선 후보들과는 종종 전화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한 말씀을 나누곤 한다”며 “다만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직접 선거운동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러브콜은 정동영 고문과 고 김근태 의원을 추종하는 민주평화국민연대에 집중되고 있다. 전북 출신인 정 고문의 자택과 사무실은 ‘불출마 선언’ 이후 오히려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한 모습이다. 당 내 1~3등 후보 모두 비 호남계인 상황에서 호남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그의 지지선언은 박빙의 선거 전에서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김두관 후보의 출판기념회 헤프닝은 정 고문을 향한 각 주자들의 구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김 후보 측은 정 고문의 축하 메시지를 근거로 ‘정동영 고문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꺼냈고, 다른 후보들은 즉각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결국 정 고문이 스스로 “오해”라고 해명하고 나서야 헤프닝은 끝났다.

31일 지지 후보 결정을 예고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을 향한 경선 후보들의 막판 신경전도 뜨겁다. 고 김근태 의원과 인연을 화두로 하나의 계파를 형성한 민평련은 민주당 내에서 두번째로 큰 계파로 알려졌다. 현역 의원만해도 30여 명이 포함돼 있는 민평련의 결정에 따라 민주당 경선 판도가 또한번 요동칠 공산도 크다.

최정호ㆍ홍석희 기자 / choij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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