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남편이 툭하면 때려요. 잘못했다고도 빌고, 경찰에 신고도 해보고...그래도 달라지는 것이 없네요. 이젠 멀리 도망가고 싶어요. 그런데 애들이 눈에 밟혀서 도망가지도 못하겠어요. 어떻게 하죠? ”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전화상담을 신청한 A(여ㆍ42) 씨는 수시로 폭행하는 남편을 경찰에 신고하고 싶지만 아이들과 다른 사람들의 눈 때문에 어렵다고 호소했다.
B(여ㆍ38) 씨는 112에 가정폭력 신고를 했지만 경찰조사를 1~2시간 받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에게 다시 보복폭행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B 씨는 1366 상담 후 쉼터로 일정기간 동안 피신했다.
대한민국에 매 맞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공동발표한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여성긴급전화 1366’ 이용횟수는 총 19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그 중 가정폭력 상담이 7만1070건으로 37.2%를 차지해 2005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긴급전화1366은 여성가족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위탁해 전국 17개지역에서 365일 24시간 운영되며 상담을 통해 긴급 상황인 경우 경찰에 출동을 요청하고 피해여성들에 대해 쉼터도 마련해주고 있다.
긴급전화 1366 서울센터의 최승이 센터장은 “대부분의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무력감과 수치심에 폭력을 당하는 것에 대해 체념하는 성향을 보인다” 며 “특히 자녀문제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적했다.
최 센터장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신고 대상으로 대부분 112를 떠올리지만 일부 경찰관들의 미숙한 현장대처로 제대로 된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긴급조치권 등 가정폭력에 대한 제도가 개선되긴 했지만 출동한 경찰이 문을 부수고 진입하는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있어 일선 경찰관들이 적극적 개입을 주저한다는 것.
서울의 한 경찰지구대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도 단순한 부부싸움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며 “원칙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일부 가정의 경우 신고 자체를 발뺌하거나 ‘집안일이니 돌아가라’는 반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경찰청도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긴급상황 시 영장 없이도 타인의 주거지에 강제로 들어가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긴급출입권을 추진하고 있다고 1일 밝히기도 했다.
최 센터장은 “경찰의 적극적 개입도 중요하지만 신고를 꺼려하거나 가해자가 폭력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가정폭력의 특성에 대해 종합적 이해와 대처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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