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울 아빠 손은 함께 맞대면 이 만큼 커요. 울 아빠 다리는 말라도 튼튼한 마법의 다리. 그 손으로, 그 다리로 하늘 비행기 태워주었죠. 그 미소로, 그 눈으로 이렇게 말해주었죠.”
새침하고 당찬 열일곱 사춘기 소녀 ‘하나’는 카지노로 아빠를 찾으러 왔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아빠와의 옛 모습을 회상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엄마 몰래 이곳까지 왔건만, 아빠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카지노의 아저씨들이 모두 아빠 같기도 하다.
하나는 어렵게 어렵게 카지노 주변에서 초췌한 모습과 희망잃은 눈빛으로 배회하던 아빠를 만난다. “아빠!, 우리 이사 갔어. 아빠가 집 못 찾을까봐, 내가 엄마 몰래 왔어. 원래는 아빠한테 안 알려주려다가 알려 주는 거야. 이제 집에 가자, 가자 응?”이라며 울먹인다.
최근 강원랜드 카사시네마 무대에는 창작뮤지컬 “아빠를 찾아라!”가 선보였다. 이번 뮤지컬 공연은 KL중독관리센터(센터장 박광명 강원랜드 상무)가 대안 치유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한 창작뮤지컬로, 단도박 재활치유자들이 뮤지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제작부터 공연까지 직접 참가해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도박때문에 아빠와 생이별한 17세 소녀역은 뮤지컬 배우 이세나씨가 맡았다. 이 공연은 오는 25, 26일에도 진행된다.
도박 중독자인 아버지를 찾아 카지노로 온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사회적 정체성이 없어져가는 중독자들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의 이번 공연에 연기자는 물론이고 객석에서도 눈물과 감동이 되섞였다.
지난 2001년 9월에 만들어진 KL중독관리센터는 최근들어 문화 대안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역할극, 단도박 의지를 가진 자조(自助) 모임 회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창작뮤지컬과 희망밴드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뜻있는 문화인들의 재능기부, 단도박 의지, 가족들의 노력 등이 어우러진 희망의 3중주였다.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센터가 문화프로젝트 단체 ’컬쳐트리’와 단도박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뮤지컬을 제작하고 공연한다는 내용의 “도박중독 예방․치유를 위한 창작뮤지컬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뮤지컬에 참가한 중독상담자 A씨는 “참으로 오랜만에 도박이 아닌 다른 것에 몰입하면서 즐거움을 느꼈다. 이제 다른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번 공연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센터에서 진행하는 의무교육과 거리에서 벌이는 중독예방 캠페인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KL중독관리센터는 지난 11년간 도박중독예방을 위한 전문상담 및 진단 활동을 7448회 벌였으며, 일정기간 연속출입 및 자기(가족)제한 고객에 대해서는 의무상담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치유프로그램, 정신의학적 치료, 사회복귀를 위한 직업재활 프로그램, 장기체류 및 습관성 고객의 자기조절 및 귀가 유도 정책, 귀가여비 지원, 중독자들에 대한 무료 건강검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취업알선 등 활동을 벌여왔다.
박광명 센터장은 “문화공연을 통한 중독증 치유 효과가 예상보다 높아 앞으로 더욱 정교하고 다채롭게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면서 “도박중독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고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 033-590-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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