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돈이지만 피땀 어린 2억원…같은 2억원 수입차 BMW 7시리즈ㆍ볼보트럭이 다른 이유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가격이 비싸더라도 연비와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비싼 값을 하는 셈이죠.”

지난 5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 볼보트럭코리아 본사 현장. 26톤급 카고트럭 앞에 선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은 차량 가격을 묻자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억2000만원대”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아파트 전셋값이다.

트럭은 일반 승용차와 다르다. 크기만 다른 게 아니라 그 쓰임부터가 다르다.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는 승용차와 달리 트럭은 오직 한 가지만을 위해 달린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2억2000만원의 트럭을 사는 이들은 2억원의 BMW나 벤츠를 사는 이들과 같을 수 없다. 김 사장이 강조하는 ‘2억원 값을 하는 트럭’도 여기서 출발한다.

허동욱(41ㆍ트럭기사) 씨는 이날 볼보 대형카고트럭 1호차 고객으로 행사장을 방문했다. 허 씨만 발걸음을 재촉한 게 아니다. 딸과 아내 역시 이날 행사장에 함께 했다. 1호차 기념 키를 건네받은 허 씨 가족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한 듯 했다. 허 씨의 아내는 “차를 받자마자 고사를 지낼 계획”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어린 딸은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 웃으며 쉼 없이 트럭 주위를 뛰어다녔다. 주인과 첫만남을 가진 26톤 육중한 트럭. 장차 이 아이의 미래를 책임져줄 ‘녀석’이다.

허동욱(41) 씨와 그의 가족이 볼보 대형카고트럭 1호차 고객이 됐다. 그의 트럭은 가족의 미래를 이끌어 갈 희망을 싣고 달린다.
[사진 제공=볼보트럭코리아]
허동욱(41) 씨와 그의 가족이 볼보 대형카고트럭 1호차 고객이 됐다. 그의 트럭은 가족의 미래를 이끌어 갈 희망을 싣고 달린다. [사진 제공=볼보트럭코리아]

코끼리 같은 이 트럭의 가격은 2억2000만원대. 아파트도 구입할 수 있을 가격인데 굳이 이렇게 비싼 트럭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씨의 대답은 의외였다. “한 달 1000만원을 벌면 보통 500만원이 기름값으로 나갑니다. 일반인은 자랑하려고 수입차를 살지 모르지만, 트럭 기사는 무엇보다 연비가 가장 중요하죠.” 100㎞ 정도 주행하면 국산트럭보다 이 트럭이 4만~5만원 가량 기름값이 절약된다는 게 허 씨의 설명이다.

트럭 시장은 적재물이 다양하다는 특성 때문에 일반차와 달리 공인연비를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일선 현장에서 직접 연비를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딴 이유 없습니다. 먹고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생계에 좋은 차량이면 비싸더라도 사아죠.” 힘주어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가장의 책임감이 묻어났다.

한국은 최고급 세단의 대표 시장이다.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등 2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세단의 판매량에서 한국은 세계 4~5위권에 이른다. 허 씨 역시 2억원 상당의 ‘고급차’를 구입한 고객이다. 하지만 그는 2억원이란 거금을 투자한 이유로 주저없이 ‘연비’를 꼽았다. 그의 선택은 ‘과시’가 아닌 ‘실용’이었다. 같은 2억원이더라도 허 씨의 돈과 고급차 고객의 돈의 무게가 같을 수 없는 이유다.

김 시장이 강조하는 트럭시장의 경쟁력도 다름 아닌 ‘실용성’이다. 그는 “가격이 국산 모델보다 비싸지만 좋은 연비로 더 오래 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볼보트럭이 수입 트럭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9월에는 준대형급으로 일본 UD트럭도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려 현대자동차에 이어 업계 2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현재 국내 트럭시장 점유율은 현대자동차에 이어 타타대우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dlcw@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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