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한 아파트 단지들이 있다. 재건축, 재개발 단지 중 400~500가구 규모의 동일한 브랜드 아파트들이 모여 3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를 이루는 경우다. 지하철 한티역 주변에 래미안 역삼(1050가구), 래미안 그레이튼 1, 2차(464가구, 476가구), 래미안 도곡 진달래(397가구)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서 3000세대 이상의 대규모 ‘래미안 타운’을 형성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티역 인근 외에도 마포의 래미안 타운, 금호 자이 1, 2차 등 ‘티끌모아 태산형’ 단지는 대단지 아파트의 장점을 누릴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주택형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수요층이 탄탄하고, 주변 상권과 교통, 학군이 발달하면서 생활 편의성이 높아진다. 지역의 ‘랜드마크’ 명성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는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기도 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의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의 3.3.㎡ 평균 매매가격은 1815만원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73만원, 300세대 미만 아파트보다 314만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은 ‘롯데 캐슬’의 도시…입소문의 힘=재건축, 재개발 단지에 같은 브랜드 아파트가 집중되는 데는 조합원들의 ‘입소문의 힘’이 강력하다. 일반적으로 이웃한 동네의 조합장들은 그들만의 모임이 있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물론 시공사에 대한 평가는 가장 중요한 의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두 검증된 업체를 쓰고 싶어하기 때문에 특정 시공사가 잘 한다는 소문이 나면 (수주가) 줄줄이 엮일 가능성이 높다”며 “때문에 건설사들이 첫 번째 구역에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부산에서 선도적으로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부산 전체가 ‘캐슬 타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분양한 ‘부산 대연 롯데캐슬(대연1구역 재개발)’의 경우도 롯데건설이 1구역 외에 2구역과 4구역 시공사로 선정돼 부산 남구 대연동에 ‘캐슬 타운’이 들어설 전망이다.
▶시공사도 ‘대단지’ 전략…랜드마크 홍보효과 톡톡=대단지를 선호하는 것은 시공사도 마찬가지다. 1000세대 이상 대단지가 지역의 랜드마크 명성을 얻게될 경우 건설사 홍보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조경이나 커뮤니티 센터 조성에도 유리하다. 다양한 설계를 할 수 있는 부지가 확보되는 데다, 건설사도 규모에 걸맞게 신경을 쓴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울은 규모가 큰 땅이 부족해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서 최대한 여러개를 수주해 대단지 아파트를 만들고자 한다”며 “랜드마크로 시세가 상승되면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된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수주전에서도 ‘타운화 강조’는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다. 건설사들은 ‘이웃 아파트와 동일 브랜드가 들어서면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한다.
▶서울 시내 대표적인 ‘XX촌 아파트’=재건축, 재개발 수주전에서 자연스럽게 동일 브랜드가 모이면서 ‘타운’이 형성된 대표적인 아파트는 앞서 말했던 강남구 도곡동과 마포권 일대다. 올해 아현·상수동 등 마포 일대에서만 올해 래미안 브랜드를 단 아파트 5043가구가 공급됐다. 2009년 ‘래미안 공덕5차’ 이후 3년 만에 분양으로 이 일대에서 ‘래미안 타운’이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이로써 마포지역에는 1만50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래미안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GS건설이 분양한 금호 자이 1, 2차 아파트(금호 17,18구역 재개발)도 지역 랜드마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아파트를 합쳐 1000세대에 못미치는 소규모 단지지만 주변에 브랜드 아파트가 없는 만큼 주거환경 개선과 시세 상승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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