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사태 23주년…베이징은 지금
겉보기엔 평온함 흘렀지만 공안·CCTV등 팽팽한 감시 美·臺선 수감자 석방등 촉구성명
최근 잇달았던 국내 관련 집회…中정부 대응강도 확연히 완화 “시진핑 집권땐 재평가” 전망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톈안먼(天安門) 사태’ 23주년을 맞은 4일 외견상 베이징(北京)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예전처럼 기념행사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강력한 단속은 없는, 완화된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를 근거로 올가을 이뤄질 시진핑(習近平·사진) 집권 이후 톈안먼 사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은 조용, 당국은 경계 강화=베이징 중심에 위치한 톈안먼 광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마오쩌둥(毛澤東)의 대형 초상화가 걸린 톈안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중국 공안의 경계가 눈에 띌 정도로 강화되지는 않았으나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광장 곳곳에는 감시요원들과 폐쇄회로가 시시각각 시민과 관광객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말에 이어 4일에도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국내외에서 열렸다. 4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홍콩 내 최대 민주화운동단체인 즈롄후이(支聯會)가 홍콩 시내 건물을 임대해 개관한 ‘6ㆍ4 톈안먼 임시 기념관’에 지난주 말까지 8000여명이 몰렸으며 이 가운데 20%가 내륙인이라고 전했다.
리줘런(李卓人) 즈롄후이 대표는 “임시 기념관을 크게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이 참관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500만위안(약 9억2900만원)을 모금해 영구 기념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념관을 방문한 상하이(上海) 출신의 한 홍콩 시민은 “홍콩 민주주의의 불꽃이 중국 대륙까지 옮아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한 마디 거들었다. 톈안먼 사건 23주년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보편적 인권을 거론하며 “당시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아직도 갇혀 있는 수감자를 모두 석방하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대만의 대륙위원회(통일부) 역시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이 지혜와 포용력으로 톈안먼 사태의 역사적 진실을 밝혀야 하며, 동시에 정치 체제 개혁을 추진해 국민의 권익과 복지를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톈안먼 사태, 재평가되나=톈안먼 사태 관련 기념행사와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응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임에 따라 올가을 새 지도부가 출범을 하게 되면 톈안먼 사태에 대해 포용성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4일 미국에 서버를 둔 인터넷매체 둬웨이왕(多維網)은 오는 10월 중국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 곧바로 톈안먼 사태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변화는 없으나 시 부주석이 이미 전문팀을 구성해 톈안먼 사태 재평가, 피해자 명예 회복 등을 연구 중이며 정권교체 후 이를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민주인사는 뒈웨이왕에서 “최근 톈안먼 관련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응 강도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시진핑이 집권하게 되면 구체적인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27~28일 구이저우(貴州) 성 구이양(貴陽)에선 150명 정도가 모여 톈안먼 유혈진압 책임자를 색출하라는 소규모 시위를 벌였지만, 공안은 특별히 제지하지 않았다. 푸젠(福建) 성과 산둥(山東) 성에서도 수십명 단위로 톈안먼 사태 관련 집회를 했지만, 공안은 이들을 연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 소요사태로 규정, 톈안먼 시위 재평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홍콩 매체들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2010년 말, 2011년 말, 2012년 3월 각각 3차례 공산당 비공개 고위회의에서 톈안먼 사태 재평가를 제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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