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들은 멜로를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 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 전작들이 그랬다.
극단과 사랑이 메비우스 띠처럼 연결되기도 한다. 우울하고 어두운 느낌이 나는 것은 그래서다. 이런 상황에서 감동멜로를 뽑아내곤 한다.
‘함부로 애틋하게’도 그런 분위기의 연장선 같다. 김우빈은 ‘미사‘의 소지섭을 능가하는 츤데레다. 대사부터가 극단적이다. ‘미사’의 차무혁(소지섭)이 임수정에게 “밥 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밥 먹을래 나랑 잘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라고 했듯이, 신준영(김우빈)은 수지(노을)에게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주십시오”라고 한다. 차무혁이나 신준영이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도 비슷하다.
멜로 스토리 설정 자체도 극단적이다. 수지의 아버지를 죽인 뺑소니범 사건을 조작해 범인을 숨겨주었던 검사가 바로 김우빈의 친부인 유오성이다. 수지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유오성이 뺑소니 조작사실을 털어놓지 않으면 여자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했다. 애당초 수지와 김우빈은 사랑할 수 없는 관계다.
13일 방송에서는 5년 전인 2011년, 김우빈이 배수지를 향해 저돌적으로 애정을 드러내는 ‘함틋 사랑법’이 그려졌다.
겉으로는 퉁명스럽게 놀리고 괴롭히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깊은 사랑을 가진, ‘신준영표 사랑법’이 시청자들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다.
극중 신준영(김우빈)은 사법고시 1차를 패스한 법대생 신분으로, 선거벽보에 심한 욕설을 쓰고 있던 노을(배수지)과 맞닥뜨렸던 상황. 노을에게 저녁을 같이 먹자던 신준영은 도망가려던 노을에게 공직 선거법을 들먹이며 “니 범죄 눈 감아 줄 테니까 나랑 사귀자”라고 일방적으로 고백을 던져 노을을 놀라게 했다.
이어 신준영은 학교 식당으로 노을을 다짜고짜 불러냈고 노을은 신준영을 골탕 먹이고자 과도하게 여친 연기를 펼쳤지만, 오히려 신준영으로부터 기습 포옹을 당했다. 더욱이 신준영은 자신의 행동에 수치스러워하는 노을의 무릎 위에 털썩 누워버리고는 집에 가겠다는 노을을 꽉 붙잡은 채 놓아주지 않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후 잠에서 깬 신준영은 자신의 얼굴에 낙서를 그리고는 웃음을 터트리는 노을의 모습을 넋을 잃고 쳐다봤던 터. 하지만 이내 노을이 웃음과 함께 펑펑 울기 시작하자 심장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고는, “난 저 아이를 계속보고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했다.
신준영은 자신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한 노을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겠다며 간절하게 기도했다. 신준영은 친부 최현준(유오성)을 파멸시키려는 노을의 가방을 가로챘고, 이를 잡기 위해 뛰어가던 노을이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 노을의 수술을 밖에서 지켜보며 신준영은 “을이만 살려주시면 나에게 남아있는 삶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저를 죽이시고 을이를 살려주십시오”라고 애타게 기도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3회 분 엔딩에서는 교통사고 이후 2016년에 노을을 만난 신준영이 노을에게 독설을 퍼붓는 모습이 담겨 긴장감을 높였다. 신준영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만큼 사랑했던 노을과 다시 만나게 되기까지 지난 5년 동안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생기고 있다.
/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