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작고 편리한 전자책. 하지만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금방 화면이 깨질까 걱정이 많다. 지금까지 개발된 전자 종이는 유리를 사용해 떨어지면 깨지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상용화에 성공한 전자 종이는 기존보다 두께는 3분의 1 이상 얇아져 0.7mm에 불과하고, 무게는 절반 정도 가벼운 14g이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망치로 때려도, 떨어뜨려도 화면 손상이 거의 없다. 화면 중앙을 기준으로 대략 40도 내외까지 휘어져 한 손에 들고 실제 종이 책을 보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전자종이의 진화가 눈부시다. 무엇보다 활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됐다는 것은 몇 년 내로 둘둘 말 수 있는 전자신문이나 휘어지는 전자책 단말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전자 종이가 진짜 종이처럼 완전히 접히는 시기를 대략 3년 후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전자 종이의 진화는 무엇보다 전자책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후반부터 국내 시장에는 아이리버의 ‘스토리’, 인터파크의 ‘비스킷’ 등 전자종이를 채택한 전자책 단말기가 속속 등장했다. 태블릿PC보다 가볍고 눈이 편하다는 이유로 독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구성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깨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전자종이가 플라스틱을 사용 얇고, 가벼워지고, 깨지지 않게 됨에 따라 휴대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새로운 컨셉의 ‘전자책’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책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2900만 대가 팔렸고 6년 뒤엔 판매량이 지금의 3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책은 가격이 싸고 태블릿PC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넣은 전자책 단말기로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과거 종이로 만든 책을 두 손으로 펼쳐서 보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종이는 이러한 전자책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광고판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군복 같은 곳에 전자종이를 부착해 지도로 활용하거나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원형모양의 광고판에 부착하면 한쪽 방향만을 대상으로 광고하는 것이 아니라 360도 전면에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다. 전자종이는 타 디스플레이 제품대비 두께가 얇아 가벼우며, 100% 반사구조로 야외에서도 시인성이 좋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되고 있다. 또 전원을 꺼도 이미지가 남아있어 저소비전력 제품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전자종이 기술은 전자잉크(E-Ink)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하판 TFT에 전자잉크 캡슐이 인쇄된 투명전극 필름을 붙여 만든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 2006년에 세계 최초로 14.1인치 흑백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A4 용지 크기의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했다. 당시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구부려도 원상복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유리가 아닌 금속박(金屬箔, metal foil)으로 된 기판에 TFT(Thin Film Transistor)를 배열한 것이 특징이다. 14.1인치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의 경우 전자잉크를 적용하여 구현할 수 있는 최대 컬러인 4096 색상을 표현한다. 상하좌우 시야각 180도를 확보해 어느 지점에서 구부려도 정면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또 2008년에는 기존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에 비해 무려 4배 향상된 해상도를 구현하는 세계 최고 해상도(1280x 800) 14.3인치 컬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지난 2010년 초에는 세계 최대 크기인 19인치 플렉서블 전자종이 개발에 성공하는 등 전자종이 대형화 시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도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깨지지도 않는다. LCD의 경우 별도의 백라이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휘거나 성질을 바꿀 수 없었지만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가능하다. 무엇보다 휴대기기에 적용하면 획기적으로 얇으면서도 충격에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출시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면 마음대로 구부리거나 접는 게 가능해진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디스플레이가 양산된다고 해서, 이를 적용한 휴대용 기기를 당장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제품이 나오려면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배터리·전자회로기판 등 전자제품을 구성하는 다른 부품까지도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휘어지도록 개발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래 공상 영화에서만 봐왔던 이같은 제품 개발도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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