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 경영자(CEO) 팀 쿡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부쉈다!”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애플이 돈보따리를 확 풀었다. 100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보유한 애플이 17년만에 처음으로 주식배당을 실시한다.

애플은 19일(현지시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50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투자자들에게 푼다고 밝혔다. 애플은 7월부터 분기마다 주주들에게 주당 2달러 이상을 배당하고, 1년에 주당 10달러 이상, 현재 주가의 1.8%를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9월부터 3년 동안 10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애플은 연구개발과 성장 인프라 마련 등에 사용했지만 이제는 전략적인 투자에 대비한 현금과 회사 운영자금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 배당 계획을 내놓았다.

이번 결정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벌어들인 엄청난 수익을 쌓아두지 말고 공유해야한다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잡스의 사망 이후 애플이 보인 가장 큰 경영전략의 변화다. 이에 애플의 수장 팀 쿡이 마침내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경영스타일을 드러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팀 쿡의 이같은 행보를 ’잡스의 유산을 깨버렸다’, ’잡스와 단절에 나섰다’ 등으로 평했다.

잡스는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에 대비해 현금 쌓기에 광적으로 집착했다. 이는 잡스의 뼈아픈 기억 때문이다. 잡스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1995년 경영권을 되찾았을 당시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4억9100만달러에 불과했다. 잡스는 경쟁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는 굴욕을 겪어야했고, 이는 현금 집착으로 이어졌다.

팀 쿡은 지난해 8월 CEO 취임 직후부터 현금배당 방침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그는 주주들의 지배구조개선 요구를 수용하는 등 잡스와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 애플의 미래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강조하면서, 팀 쿡의 애플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을 알렸다.

애플의 주가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계획 발표 이후 2% 이상 상승해, 처음으로 600달러 선을 넘었다. 지난 주말 출시 태블릿PC인 뉴아이패드도 사상 최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탈(脫) 잡스’를 선언한 팀 쿡 체제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