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의 4ㆍ11 총선 출마자가 확정되면서 재계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각 당 공천 확정자를 살펴보니 노동계 인사들은 대약진을 한 반면, 재계 인사는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재벌개혁 등 반기업정책이 휘몰아 치고 반 기업 공약이 속출하고 있는 판에, 향후 19대 국회 입법과정에서 대기업 압박이 거세지고 반 기업 법안이 속속 발의될 가능성이 제기돼 재계의 경계심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의 4ㆍ11 총선 공천 결과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순수한 노동계 인사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새누리당은 2명, 민주통합당은 9명, 통합진보당은 8명, 국민생각은 1명, 진보신당은 2명 등 총 22명이다. 그나마 이번 총선에서 야권 연대를 통한 통합 후보를 내세웠기에 이 정도 수준으로 정리됐지만, 당초엔 50여명의 후보가 줄을 이을 정도로 노동계인사의 출마 바람은 거셌다.
최종 출사표를 던지게 된 노동계 인사의 경력도 민노총 금속연맹위원장, 금융노조 위원장,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 화려하다.
10대그룹 임원은 “정치적 자유가 보장돼 있기에 노동계 인사의 대거 출마를 왈가왈가할 이유도 없고, 그럴 입장도 못된다”며 “다만 기업 경력을 가진 이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친기업 목소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 스스로도 반성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기존 재계 경력을 가진 현역 의원의 재출마를 제외하고 재계를 대표하는 뚜렷한 새 인물이 없어 보인다. 그나마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전하진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경기 성남 분당을), 권은희 헤리트 대표이사(대구 북구갑)와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선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전북 전주 완산을) 정도가 눈에 띈다.
특히 중소기업 육성이 향후 과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중기 인사의 잇단 고배는 중기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중소기업 쪽에선 이번 공천에 30여명이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공천을 거머쥔 이는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새누리당ㆍ경기 하남),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새누리당ㆍ 충북 보은 옥천 영동),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민주당ㆍ충북 보은 옥천 영동군) 등 4~5명 안팎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됐든, 중소기업이 됐든,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원은 적고 상대적으로 노동계 인사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현재 극성을 부리고 있는 포퓰리즘 법안들이 19대 국회에서 그대로 입법화될 확률이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업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간단치 않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선 그나마 비즈니스프랜들리 용어가 자주 들렸는데, 이번엔 ‘재벌 개혁’ 등 섬뜩한 단어들만 오르내리고 있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산업부 @yscafezz> ysk@heraldm.com
<표> 19대 총선 노동계인사 출마자 정당/공천자/주요 경력(지역)
새누리당/김성태 의원/한국노총 사무총장/서울 강서을
”/최봉홍/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비례
민주통합당/김경협/한국노총 부천지부 위원장/경기 부천 원미갑
”/김영주 전 의원/한국노총 금융노조/서울 영등포갑
”/노웅래 전 의원/민주노총 언론노조 부위원장/서울 마포갑
”/어기구/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충남 당진
”/이목희 전 의원/민주노총 섬유노조 전문위원/서울 금천
”/홍영표 의원/대우차 노동자대표/인천 부평을
”/김동철 의원/한국노총 금융노조/광주 광산갑
”/한정애/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비례
”/김기준/금융노조 위원장/비례
통합진보당/이원준/민주노총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대구 달서을
”/윤병태/민주노총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경북 경산 청도
”/홍희덕 의원/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위원장/경기 의정부을
”/노회찬 전 의원/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창립/서울 노원병
”/심상정 전 의원/민주노총 금속노조 사무처장/경기 고양 덕양갑
”/이병은/민주노총 철도노조 서울본부장/경기 여주ㆍ양평ㆍ가평
”/문성현/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경남 창원 의창
”/정진후/민주노총 전교조 위원장/비례
국민생각/배일도 전 의원/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경기 남양주갑
진보신당/김순자/울산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청소근로자)/비례
”/정진우/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희망버스 구속자)/비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