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교체·6자회담 등 경직
주변국 대북제재 무마 노력
발사땐 대내외 비난 불보듯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정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중국이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계획으로 상당한 우려와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북한의 발사 강행을 저지해야 하지만 쉽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난감한 상황에 몰려있는 분위기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실제로 있는지, 아니면 북한을 통제할 수 없는지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1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이례적으로 북한의 위성발사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 유지는 관련 당사국들의 공동 책임이며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믿는다”면서 냉정과 자제를 촉구했다.
19일 중국 정부는 베이징을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도 문제의 심각성을 따지면서 발사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용호 부상은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뒤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제1차관과 회담을 하고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동안 핵 프로그램 등 주요 안보 현안에서 북한을 줄곧 편들어 왔던 중국이 이처럼 수위 높은 발언으로 북한 행동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순조로운 권력교체 등을 위해 주변정세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모처럼 조성된 북ㆍ미 대화국면이 경직되고 중국이 추진해 온 6자회담 재개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으로서 중국은 격앙된 주변국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사건을 무마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러나 북한은 내부적인 이유를 핑계로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여서 중국의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베이징 외교가는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사를 강행한다면 중국의 체면은 구겨지고 그동안 북한을 편들어 온 대가가 이런 것이냐는 대내외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기위한 카드는 다양하다. 그러나 중국이 북ㆍ중 관계를 크게 손상할 수 있는 수단까지는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py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