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송종호 중기청장 ‘기업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하다?’
얼핏 연관성 없는 듯한 이런 주장을 역설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송종호(56) 중소기업청장이다. 25년 동안 줄곧 중소기업 관련 정책을 펼쳐 왔지만 아직도 ‘내가 중소기업을 제대로 알고 있나’ 하며 회의를 하는 사람이다.
그의 소망은 ‘기업이 건강하고 윤택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기업도 소시민처럼 건강하고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엄연히 있다는 것이다. 성장전략에 집중된 지금의 중소기업정책, 나아가 산업정책에 대한 회의에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됐다. 지금까지의 정책자원은 소기업을 중견기업→대기업으로 키우는 데 집중돼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률은 1% 미만으로 지극히 낮다.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중견ㆍ대기업으로 성장하길 원치 않는, 될 수도 없는 대다수(99%)의 기업들이 보다 건강하게 유지ㆍ영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다. 지난 2월 6일 제도시행 이후 이미 834건의 진단을 실시하고 293건의 처방전이 발급됐다. 이들 기업에는 중기청의 각종 지원이 제공된다.
송 청장은 취임 100일(3월15일)을 맞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이 건강하게 유지되면 일자리복지를 제공하고 법인세를 내 국가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우선 11만개에 달하는 중소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건강관리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창업 확대도 송 청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그는 이미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재직(2010년 10∼2011월 12월) 시절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설립해 기술창업 활성화에 나섰다. 이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 1회 졸업생 212명이 배출돼 전원 창업에 성공, 61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사관학교를 전국 4곳으로 확대하고 24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13개 지역에 ‘청년창업센터’를 설치하고 자금과 컨설팅 패키지 지원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창업초기 기업에 필요한 엔젤투자금 공급을 위해 모태펀드 내에 매칭자금 700억원을 마련했다. 민간과 1대 1 엔젤투자 성사 시 1400억원의 지원효과가 발생한다.
송 청장은 “사관학교 졸업생이 당장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창업열기와 기업정신을 확산하는 역할은 하고 있다”며 “5년, 10년 뒤 의미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마련된 창업대책이 현장에서 활발히 작동하도록 청년창업 한마당 투어, 기업가정신 특강, 스타CEO와의 대화 등 창업 분위기 확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창업기업 자금애로도 적극 해소한다. 중소ㆍ벤처기업 인수합병(M&A)펀드를 1조원으로 확대하고, 세컨더리펀드(2000억원) 조성 등 중간회수시장을 활성화해 창업투자의 물꼬를 터주기로 했다. 동시에 모태펀드 재원을 지난해 37%에서 올해 50%로 창업초기기업에 집중 배정했다. 창업초기 전문펀드는 지난해 누계 4199억원에서 올해 5500억원이 이를 전망이다.
실패한 기업인에 대한 원활한 재기지원도 강화됐다.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에 실패한 경우 상환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감면해주는 ‘융자상환금조정형 창업자금’(500억원)도 올해 신설했다. 이달까지 1022건이 신청돼 420건, 267억원 지원결정이 내려졌다.
또 실패기업인 재기를 위해 주채무와 보증채무를 동일 비율로 감면받는 민법상 ‘부종성의 원칙’ 도입을 추진 중이며, 개인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연대보증을 폐지하고 법인은 실제경영자만 입보하도록 했다.
송 청장은 “기존 기업은 건강하게 관리하고 창업기업은 성장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부 창출에 기여하도록 하는 게 정책목표”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랑과 정책 실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송 청장은 1987년 상공부 공업사무관으로 공직에 나온 뒤 25년간 공업진흥청, 중소기업청 등에서 근무했다. 2008년 3월∼2010년 9월 대통령실 중소기업비서관을 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1년 남짓 한 뒤 지난해 12월 6일 사상 첫 중기청 출신 청장이 됐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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