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人民)은행의 고위관계자들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증거로 들면서 위안화 가치가 적정하다고 밝혀 향후 위안화 평가절상 중단을 시사했다. 이같은 중국 당국자의 발언은 위안화 절상압력을 넣고있는 미국 정치권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은행의 리강(李綱) 부행장은 지난 1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 자리에서 중국이 지난달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위안화 절상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리강 부행장은 “중국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낸 것은 지난 6년여에 걸친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위안화가 이제 균형수준에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도 위안화 절상의 중단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환율이 균형점을 찾아갈수록 시장의 역할은 더 커진다”면서 “앞으로 위안화는 정부의 간섭보다는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역시 “위안화가 합리적 범위에 도달했다”고 말한 바 있고, 리다오쿠이(李稻葵)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도 “환율이 공정가치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FT는 미국이 여전히 중국에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위안화가 이제 균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됐고 각종 지표를 보더라도 위안화가 더 이상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의 올 2월 무역적자는 314억8000만달러(약 35조2500억원)로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0.0209위안 오른 6.3282위안에 고시했다.

HSBC의 아시아통화담당 리서치책임자인 폴 매켈은 “위안화가 균형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중국 대외수지의 구조적 변화는 위안화 내부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미국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높이고 있어 위안화 환율을 둘러싸고 양국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처하기 위한 범부처무역집행센터(ITEC)를 창설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최근 유세에서 “백악관에 입성하는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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