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강압행위 심하지 않았고 시효 지나”…故 김지태씨 유족 반환청구 소송 기각

부일장학회의 설립자인 고 김지태 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 청구 소송이 기각됐다.

강압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고,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정수장학회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결구도를 이루며 정치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판사 염원섭)는 24일 5·16 쿠데타 직후 강압에 의해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부산문화방송 주식을 넘겼다며 고 김지태 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당시 5·16장학회)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국가의 강압에 의해 5·16장학회에 주식 증여의 의사표시를 했음이 인정된다”며 다만 “강박 행위는 맞지만 무효화할 정도로 심하지 않았고 취소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강박에 따른 의사표시에대한 취소권은 그 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는데, 증여가 이뤄진 1962년 6월20일로부터 10년이 지날 때까지 취소하지 않았으므로 제척기간이 지나 취소권이 소멸됐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부산지역 기업인으로 2, 3대 민의원을 지낸 김 씨는 1962년 부정축재처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받던 중 부산일보, 문화방송 등의 주식과 토지 10만평을 국가에 기부하기로 했고, 이 재산을 기반으로 5·16장학회가 설립됐다.

5·16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한 자씩 따 정수장학회로 바뀌었으며 현재 문화방송 주식 30%와 부산일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승인에 따라 토지와 언론사 주식을 국가에 헌납할 것을 강요했다”며 국가가 토지와 주식을 반환하거나 손해를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과거사위의 권고에 따라 김 씨의 장남 영구(74) 씨 등은 2010년 6월 “정수장학회는 강제헌납받은 주식을 반환하고, 반환이 곤란하면 국가가 10억원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정수장학회와 국가를 상대로 냈다.

유족은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 이후 기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았으므로 청구 시효도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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